[본 기사는 04월 24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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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이 인수하려다 불발된 호주 석유 유통업체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UP)이 다시 매물로 출회했다. SK 등 국내 정유업체들이 다시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머저마켓과 IB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UP는 지분 재매각을 결정하고 새 인수 후보들을 태핑중이다.
지난해 시작된 UP의 첫 매각전에는 국내 정유업체들인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이 참여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퓨마에너지 등 다국적 석유유통 기업 5~6곳도 인수전에 참여해 국내 업체들과 경쟁을 벌였다. 에쓰오일은 최종 입찰까지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막판 인수조건 조율에 실패하면서 협상이 무산됐다. 에쓰오일은 UP의 지분 약 30%를 3000억원대에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UP는 곧바로 재매각에 착수했다. 호주 전역에 주유소 300여개를 보유하고 있는 UP는 칼텍스, BP, 셸 등 메이저 석유회사들을 제외하고는 호주에서 가장 큰 석유유통 회사로 지난해 약 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직전 매각 때 참여했던 인수후보들이 다시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점쳐지면서 호주 진출을 노리는 국내 정유업체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호주는 최근 오래된 정제시설을 잇따라 폐쇄하고 있어 석유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는 시장"이라며 "마진 악화로 국내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유사들이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내부적으로 다시 UP 인수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노무라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본입찰 불참을 결정하면서 인수 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불참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태원 회장의 공백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다시 관심을 갖고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내부 검토 단계이고 자문사에 인수작업 착수 지시가 내려간 것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SK그룹이 총수 부재로 대형 M&A를 실시할 만한 여력이 없는데 참여가 가능하겠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UP는 내달 중 인수후보들을 대상으로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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