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투자열풍을 주도하는 주부 구매자를 일컫는 '다마'가 한국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씀씀이가 큰 중국 주부들이 자녀에게 피아노를 사주거나 시집가는 딸의 혼수를 마련할 때 한국 제품을 적극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종목들이 수혜를 보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강남 아줌마'와 '와타나베 부인'의 시대는 가고 다마의 시대가 왔다는 말까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홈쿠첸, CJ E&M, 삼익악기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84%, 67%, 23%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 종목들의 강세가 중국 주부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큰엄마라는 의미인 다마가 과거 글로벌 외환시장을 주도했던 일본 와타나베 부인과 한국 부동산시장을 좌지우지했던 강남 아줌마처럼 중국 내 주요 투자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다마는 금값이 폭락했던 지난해 금 사재기에 나서면서 금값 반등을 이끌어낼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처럼 씀씀이가 큰 다마는 한국 제품 선호도가 높아 이들 입맛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주가와 실적이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우선 전기밥솥 업체인 리홈쿠첸은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크다.
특히 지난 2월 초 출시한 60만원대 고가 전기밥솥 '트로이'가 딸의 결혼을 앞둔 다마 사이에서 혼수용품으로 인기라고 한다.
삼익악기도 다마 덕분에 주가가 급등했다. 현재 중국 악기 시장은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자녀 교육비용을 아까지 않는 엄마들 덕분에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삼익악기의 중국 내 매출도 △2011년 186억원 △2012년 265억원 △2013년 348억원으로 급성장세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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