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대형주 펀드 수익률(지난 24일 기준)은 2.64%로, 같은 기간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0.62%)을 크게 앞질렀다. 3개월 수익률과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2.49%와 0.03%로 중소형주(3개월 5.98%, 연초 이후 5.30%)에 미치지 못하지만 단기성과 개선은 눈에 띄는 수준이다.
설정액이 큰 대형 운용사들의 대표 펀드들도 1개월 단기성과가 호전되며 오랜만에 미소를 짓고 있다.
설정액이 1조원이 넘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1(주식)(A)'은 최근 한 달간 4.13%의 수익을 냈다. 최근 3년간 7.64%의 손실을 내며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이 펀드는 3개월 수익률도 플러스를 기록해 완연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주에 주로 투자하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1(주식)(C5)'의 경우 최근 한 달간 5.38%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국내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KB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클래스C4'도 같은 기간 5.55%의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증권투자신탁K-1(주식)C5'와 '삼성코리아대표증권투자신탁1[주식](C 3)'도 최근 1개월간 각각 3.59%와 3.06%의 수익을 내며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이처럼 대형주 펀드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대형주가 강세를 보인 덕분이다.
지난 25일 순매도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4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193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차 LG전자 등 대형주들이다.
중소형주를 주로 담던 가치주 펀드들이 대형주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도 대형주들의 수익률 개선에 한몫 하고 있다.
가치투자의 대표격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의 대표 펀드들은 올해 들어 대형주 편입 비중을 높였다. '한국밸류10년투자1(주식)(C)' '신영마라톤A1(주식)'의 대형주 편입 비중은 각각 57%와 52%에 달한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가치주가 중소형주에 국한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대형주도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면 가치주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1~2년간 중소형주가 많이 올랐고, 대형주가 저렴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치주 범주에 포함되는 대형주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와 대형주 펀드 수익률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본 후 비중 확대를 검토해 볼 것을 조언한다.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는 한 펀드매니저는 "중소형주나 가치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펀드에 편입할 종목을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대형주 펀드
함정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 상무는 "1개월 성과는 3개월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고, 3개월 성과는 6개월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3개월 성과 호전이 확인되면 매수 타이밍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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