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23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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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국내 자전거시장 1위업체인 삼천리자전거 지분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만 자전거시장 투자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장기투자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삼천리자전거 지분 5% 이상을 취득한 외국계 투자회사는 모두 3곳이다. 지난 2월 미국 투자자문사인 애쉬모어가 삼천리자전거 주식 67만9800주(5.12%)를 사들인 데에 이어 지난 8일에는 홍콩의 투자자문사인 인베스코홍콩이 66만7000주(5.03%)를 매수했다. 지난 17일에는 중국시장에만 3300억달러를 투자중인 콜롬비아 매니지먼트 인베스트먼트가 68만주(5.11%)를 확보했다.
이들은 지난 하반기부터 2~3% 가량 삼천리자전거 지분을 사들였다. 다만 올해 들어 지분율을 5% 이상 높이면서 지분변동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셈이다.
해당 투자사들의 이번 지분 투자는 시기적으로 뜻밖이라는 평가다. 삼천리자전거의 주가가 비싼 반면 가시적인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한 국내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레저 문화 확산이나 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한 기대를 제외하면 현 주가(1만6800원, 22일 종가)는 과도하다"며 "올해 들어 전체적인 외국인 및 기관 지분율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주가가 2만원선으로 다시 회복하더라도 추가 매도물량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가 상승 모멘텀이 충분치 않아 연초 고점에서 나오지 못한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투자는 모멘텀 측면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당 투자회사들은 과거 5~10년간 대만 자전거 시장에 투자해 수익을 올렸던 경험이 있어 국내 자전거시장에 대한 장기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다(MERIDA), 자이언트(GIANT) 등 대만 자전거시장 선두기업에 장기투자한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지난 2004년부터 5~6년간 대만 자전거 수출·내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높은 수익을 올렸다"며 "국내 자전거 보급률(2012년 기준 25.7%)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아 성장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자전거시장은 삼천리자전거, 참좋은레져, 알톤스포츠 등이 과점하는 형태다. 삼천리자전거가 자회사 참좋은레져(지분 38.02%)와 합산할 경우 국내 시장점유율 40%를 웃돈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이번 지분 확보는 대만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며 "레저붐이나 정부 정책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이동수단으로서의 자전거 시장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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