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지속될 것 같던 전세 품귀 현상에 숨통이 트였다. 전세금 급등과 함께 매물 자체가 사라졌던 전세 물건이 최근 들어 하나둘씩 시장에 나오면서 전세금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23일 매일경제신문이 서울 일대 공인중개업소를 긴급 점검한 결과 강남 노원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전세 매물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전세금 급등의 진원지로 꼽혔던 강남ㆍ잠실ㆍ목동 등에서 전세 매물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압구정동 B공인 관계자는 "1월에 5억7000만원에 실거래된 현대14차 전용 85㎡형은 5억원대 초반 호가로, 급매물은 4억원대 후반까지 조정됐다"며 "연초만 해도 학군 수요 탓에 전세 찾기 광풍이 불었지만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군 이사 수요가 다시 살아날 오는 가을 이사철 전까지가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에 전세를 구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계약금을 먼저 걸고 전세 매물이 나오는 대로 계약하는 '묻지마 전세계약'까지 성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층이나 수리ㆍ리모델링이 잘 된 아파트부터 거래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최고 7억5000만원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학군 수요 소멸과 단기 급등 피로감 등으로 전세금이 많이 빠지고 매물도 늘고 있다"며 "전세 비수기인 여름까지는 안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진영태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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