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미국 경제 회복이 본격화되고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미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히 진행됐다. 그러나 작년 6월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처음으로 출구전략을 언급해 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겨준 이후 달러 가치는 오히려 6%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국채 10년 금리도 0.3%포인트나 하락했다. 시장 컨센서스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금융시장은 기대를 미리 반영해 나간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는 작년 6월 '버냉키 쇼크' 이후 집중적으로 시장에 반영됐다. 전 세계 모든 투자자와 언론들이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을 내다봤기 때문이다. 분산돼서 들어와야 할 달러 매수 자금이 일찌감치 이때부터 앞당겨 유입됐다.
이미 시장은 연방준비제도가 2012년 9월 무제한 국채 매입에 나섰던 3차 양적완화(QE3) 이후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즉 QE3 이후부터 작년 버냉키 쇼크까지 달러 가치는 7.3%나 올랐고,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1.48%포인트가 폭등했다. 과거에도 QE1~QE3가 시작되면 달러 가치가 오르고 종료되면 달러 가치는 오히려 하락하는 양상이 반복됐다. 기대가 미리 반영된 결과다.
최근 달러의 비상업적 순매수 포지션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버냉키 쇼크 당시 달러 매수 포지션을 집중적으로 쌓아둔 투자자들이 지쳐가고 있다는 의미다. 달러 약세 역시 단기적으로는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 등에 따른 원화 강세는 지난 3~4년 내내 지속됐던 것으로 새삼스럽게 원화 가치가 더 높아질 이유는 없다. 오히려 최근 원ㆍ달러 환율 하락은 달러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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