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로운 CEO를 영입한 자산운용사들이 올해 들어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내며 선전하고 있다.
존 리 대표와 서재형 대표를 지난해 CEO로 선임한 메리츠자산운용과 대신자산운용 이야기다. 두 회사 CEO는 펀드매니저 경험을 바탕으로 대폭적인 운용사 체질 개선에 나섰고, 기본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평균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진 곳은 메리츠자산운용이다.
펀드 규모나 수익률 면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던 메리츠자산운용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지난해 말 미국 월가 출신 스타 펀드매니저인 존 리 대표를 영입한 후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자산운용의 올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6일 현재 3.25%로 에셋플러스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0.38%다.
이 회사가 운용 중인 '메리츠2스타주가연동증권투자신탁LH-1[ELS-파생형]'은 올해 들어 9.99%의 수익을 냈으며 14개 주식ㆍ채권형 펀드가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존 리 대표은 미국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펀드매니저로 '더 코리아 펀드(The Korea Fund)'를 운용하며 주목받았다. 이 펀드는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세계 최초의 뮤추얼펀드였다. 존 리 대표는 "주식은 사고파는 타이밍이 아니라 좋은 회사를 얼마나 많이 찾아내는지가 중요하다"며 장기투자를 강조한다.
지난해 3월 한국창의투자자문을 합병하고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펀드 신드롬의 주역인 서재형 대표를 새 사령탑에 앉힌 대신자산운용 역시 CEO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서 대표 취임 1년 만에 수탁액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한국형 헤지펀드의 신흥강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의 대표 펀드인 '에버그린롱숏펀드'는 지난해 9월 설정된 이후 지난 21일까지 10.32%의 누적수익률을 자랑하며 3957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공모펀드인 '대신멀티롱숏' 역시 올해 들어 2.91%의 수익률로 국내 롱숏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서 대표 취임 이후 영입된 우수한 운용인력이 눈에 띄는 수익률을 내며 투자자금이 몰린 덕분이다. 서 대표는 성과급 체제에 상한을 없애는 등 성과에 대한 보상체계를 확실히
서 대표는 "자산운용사는 돈을 맡긴 고객에게 정기예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코스피 등으로 대표되는 벤치마크 대신 예금금리+α(연 7% 내외)가 우리의 벤치마크"라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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