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16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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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시장 상장기업 중 옐로페이에 이어 두 번째로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도전한 청광종합건설(이하 청광건설)이 유상증자에 사실상 실패했다. 코넥스시장을 통한 자본조달의 '바로미터(척도)'가 됐던 청광건설이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유상증자를 계획한 코넥스 상장사들이 일제히 계획을 보류하거나 취소할 것으로 보인다. 모호한 정체성과 거래량 부족 등 코넥스시장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청광건설 유상증자 주관사인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1일과 14일 이틀간 진행한 청광건설의 21억6000만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 결과 청약증거금 7억4900만원이 모집됐다. 신주 160만주 모집에 55만5100주가 접수돼 청약률은 35%에 그쳤다. 청광건설은 청약 마감시간을 두 시간 연장했지만 청약률을 더 끌어올리진 못했다. 일반투자자들은 5명 남짓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접수된 주식 수 만큼만 증자한다는 계획이다. 청약 미달된 부분에 대해 다시 유상증자를 실시할 지 여부는 검토 중이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 하반기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할 때 어차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청약 미달 원인을 건설경기 악화 때문이라기 보다는 코넥스시장의 구조적 문제 탓으로 보고 있다. 비상장사와 상장사 경계에 위치한 애매한 정체성과 거래량 부족에 따른 투자회수 불확실성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코넥스시장을 외면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약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한 기관투자자는 청약 마감일 막판에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당 기관은 상장사에 투자한다는 조건으로 내부 결재를 마쳤으나, 코넥스 기업을 '비상장사'로 분류해 투자 검토를 다시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일면서 끝내 불참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벤처기업을 '상장기업'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거래량이 부족해 투자회수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청약 미달의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오늘만 하더라도 코넥스시장에서 거래된 주식이 1만주, 전체 거래대금이 8700만원밖에 안 된다"며 "투자한 기업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하지 않으면 사실상 투자회수가 불가능한데 과연 누가 투자하겠냐"고 반문했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청광건설은 지난해 7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수주잔고가 2000억원이 넘는 회사로 관급공사 위주로 하기 때문에 건설경기 침체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도 "코스닥 이전상장을 확신할 수 없고 투자자금 회수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한 일반투자자들이 막판에 청약에 불참하거나 금액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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