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16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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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취약업종에서 조선(造船)은 빠지나.'
최근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수요예측이 예상 밖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하면서 투자금융(IB)업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조선업에 대한 기관투자자들 시각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앞서 현대중공업 회사채가 성공적으로 발행된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도 무리 없이 발행되면서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 회사채 발행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16일 IB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우조선해양이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3년물 2000억원 5년물 3000억원으로 총 5000억원 규모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총 발행물량에 해당하는 5000억원이 유효수요 내에 들어왔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이 모집하고자 하는 금액에 맞게 투자수요가 유입됐지만 수요예측 자체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게 IB업계 전문가들 시각이다.
3년물은 발행 예정금액(2000억원)의 2배가 넘는 4400억원을 끌어들여 흥행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5년물은 기관 호응을 얻지 못했다. 예정금액인 5000억원에 크게 미달하는 600억원만 투자 의사를 밝혀 대규모 미매각(기관투자자가 입찰 의사를 밝히지 않은 물량)이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3년물 발행량을 늘려 목표한 발행 물량을 채울 계획이다.
수요예측에서 일부 미달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전문가들은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선업에 대한 기관투자자들 시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5년물에 대한 투자수요가 많지 않았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조선업에 대한 전망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증거"라며 "다만 회사채 발행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건설이나 해운 등 취약업종과는 달리 조선회사들은 자금조달 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함께 국내 조선 '빅3'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 2월 현대중공업이 5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고, 대우조선해양도 회사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삼성중공업 움직임에 채권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삼성중공업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가 없어 추가로 회사채를 발행할 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선박 수주 물량이 늘고 있어 운영자금 용도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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