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은 2000억원이 넘는 시중자금을 끌어모으며 액티브 주식형 펀드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확고히 하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 NH-CA자산운용도 500억원이 넘는 신규 자금을 유치하면서 선전하고 있다. 채권형 펀드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들였으며 한화자산운용과 IBK자산운용, KB자산운용에도 자금이 몰렸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가운데 올해 들어 16일 현재까지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운용사는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는 한국밸류였다. 한국밸류에는 올해 3193억원의 신규 자금이 들어왔다.
18일로 설정 8년을 맞는 이 회사의 대표 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호'는 누적 수익률이 162.82%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0.04%)의 4배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박래신 한국밸류 사장은 "2008~2010년처럼 특정 업종이나 테마가 주도했던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가치투자 원칙을 지킨 결과 2011년 이후 최상위권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밸류와 함께 가치투자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신영자산운용에도 올해 들어 2126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롱숏펀드로 대표되는 '중위험ㆍ중수익' 트렌드를 이끌어온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올해 883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으며, 가치투자의 선구자 격인 강방천 회장이 이끄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도 701억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에서는 올해 들어 각각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에셋플러스가 3.92%로 가장 높았다. 신영과 메리츠가 각각 3.84%와 3.25%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한국밸류와 KB도 2.10%와 1.86%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채권형 펀드시장 판도는 주식형과는 확연히 달랐다. 운용 능력에 따른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기관 자금이 주로 몰리는 채권형 펀드 특성 때문에 대기업이나 은행 계열 운용사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신규 자금을 가장 많이 유치한 곳은 삼성자산운용으로 올해 들어 1997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하나UBS자산운용에는 1230억원이
수익률은 중소형사와 외국계 운용사들이 높았다. 교보악사는 1.22%의 수익률을 기록해 채권형 펀드 운용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고, 베어링ㆍGSㆍKBㆍ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등도 전체 채권형 펀드 평균 수익률(1%)보다 높은 수익을 냈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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