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은 예년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렸지만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수익 기대감은 여전했다. 최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의 글로벌 자금 유입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17일 유럽계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발표한 최근 글로벌 기관투자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헤지펀드 기관투자가 설문'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올해 가장 투자하고 싶은 지역으로 선진 유럽(43%ㆍ복수응답 허용)을 꼽았다. 유럽 지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확신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럽에 이어 일본(33%), 글로벌(26%), 아시아ㆍ태평양(25%), 중화권(18%) 순으로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 전망이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선호도는 지난해 42%에서 올해는 10%로 크게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흥시장에 대한 염려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관투자가들 관심이 여전히 높음을 드러낸 것이다.
지역별 올해 헤지펀드 기대수익률(주식 기준)에서도 유럽이 평균 9.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시아(7.8%), 미국(7.4%), 신흥시장(5.5%) 순이었다.
기관투자가들이 올해 가장 투자를 원하는 헤지펀드 전략으로는 '이벤트드리븐(Event-Driven)'이 49%로 1위를 차지했다. 기업 인수ㆍ합병(M&A) 등 이벤트를 투자에 활용하는 이벤트드리븐 전략은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특히 가격이 싼 상태인 유럽 기업을 상대로 한 M&A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현재가치를 기준으로 고평가된 종목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는 '펀더멘털 주식 롱숏' 전략이 43%, 기업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매도ㆍ매수하는 '일반 주식 롱숏' 전략이 39%로 뒤를 이었다. 2개 롱숏 전략을 합하면 롱숏 전략에 대한 투자자들 선호도가 가장 높은 셈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올해 가장 성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한 헤지펀드 전략으로도 주식 롱숏이 41%로 압도적으로 많이 꼽혔다. 이어 이벤트드리븐(19%), 글로벌 매크로(12%), 신흥시장 주식(7%), 상품선물(4%)
한편 이번 설문에는 거액 자산가들의 종합자산관리를 책임지는 패밀리오피스(23%), 재간접 헤지펀드(21%), 투자자문사(14%), 연금ㆍ보험(12%), 기금(7%) 등 총 500명이 참여했다. 이들의 헤지펀드 총투자자산 규모는 1조1600억달러(약 1200조원)에 달한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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