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펀드매니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마크 모비우스 프랭클린템플턴 신흥시장그룹 회장(78)은 한국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모비우스 회장은 436억달러(약 44조원)에 이르는 프랭클린템플턴의 45개 신흥국 투자 펀드 운용을 책임지는 인물. 16일 도쿄에서 만난 그는 "한국의 경우 MSCI 선진지수에 벌써 편입됐어야 하는 데도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며 "MSCI가 한국이 통일될 경우 국민소득이 떨어지는 등 혼란이 올까 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한국의 통일'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주제"라고 말했다. 장ㆍ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방향을 쉽게 예단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장점은 인구가 많아지고 소비시장이 커지며, 중국과의 연결성이 높아진다는 부분이 꼽혔다. 반대로 부작용은 독일처럼 통일 이후 비용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꼽았다.
국내 코스피지수는 지난해부터 박스권에 갇혀 2000선을 좀처럼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모비우스 회장에게 전망을 살짝 물었더니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전제로 답이 돌아왔다. 그는 "올해 박스권을 뚫어 2100까진 갈 듯하다"며 "2016~2017년쯤이면 2300은 달성할 것 같다"고 밝혔다. 물론 한국 증시가 성장하기 위해 따라와야 할 요소도 제시했다.
"한국 기업의 낮은 배당, 대기업으로 지나치게 쏠린 경제구조 등은 꼭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일부를 제외한 한국 기업들이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낮은 점도 사실이고요.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방안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모비우스 회장은 '신흥국 투자의 선구자'로 불린다. 1987년 템플턴그룹에 신흥시장 펀드매니저로 합류한 뒤 탁월한 운용 실적을 올리며 해당 영역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그는 "향후 몇 년 동안은 이머징마켓의 유효성이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률과 낮은 부채비율 등을 고려할 때 상승 여력이 아직 충분하다는 얘기였다. 실제로 MSCI에 따르면 지난해 선진시장의 GDP 성장률은 2%가 채 되지 않은 반면 신흥시장은 5%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GDP 대비 30%로 선진시장(약 100%)보다 훨씬 낮다.
그는 "이머징마켓의 작년 P/E(주가수익비율)가 10.1로 선진시장 14.8보다 아직 낮다"며 "국가로는 나이지리아와 베트남, 업종으론 음식료ㆍ소비재, 서비스, IT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흥국 시장의 선두주자인 중국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거품론'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중국의 GDP 성장률이 7%대로 떨어졌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며 "시진핑 정부의 도시
[도쿄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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