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화성산업(66.1%) 고려개발(62.1%) 계룡건설(63.1%) 부산산업(60.2%) 등 시가총액 1000억원 안팎 중소형 건설주들은 연초 대비 모두 60%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까지 시장에서 소외됐던 중소형 건설주들이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업황 회복 기대감에 일찌감치 상승해온 시멘트 등 건설자재(건자재)주와 함께 유가증권시장 내 뜨거운 종목으로 떠올랐다.
구체적으로 중소형 건설주의 급등은 박근혜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신뢰성을 강화한 정책을 내놓고 부동산 지표가 개선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때보다 34.2% 증가한 8만3394건이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전국적으로 작년보다 61% 증가했으며 특히 수도권은 100.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동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도권 중심 부동산 시장 회복세는 건설업체들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미착공과 미분양 등 주택 부문 불확실성 요소가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소형주를 개별적으로 따져봤을 때도 단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상승하지 않았다는 설명이 나온다. 실적ㆍ사업과 무관한 일종의 '테마주'라고만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투자자 관심에서 멀어졌던 종목들이 올해 정책을 계기로 재평가된 모습이다. 계룡건설은 지난 2월 말 하이투자증권에서 '턴어라운드' 보고서가 나온 뒤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하며 본격 상승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화성산업은 지난달 말 대구에 공급한 화성파크드림 아파트가 38대1의 청약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지난해 화성산업의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2011년 기록한 800억원대 대규모 손실에서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대림산업 자회사로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고려개발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 455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회생 기대감이 커졌다. 계룡건설은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의 선제적 반영으로 지난해 501억원이라는 첫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란 평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계룡건설이 부실과 일회성 비용을 지난해 대대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에 올해 부동산 시장 반등으로 흑자전환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건설주의 '약진'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 건설사 주가가 비교적 잠잠하다는 것과 대조된다. 시장 안팎에서는 지난해 몇몇 대형 건설사의 해외 사업 부실로 인한 충격파가 남아 있어 투자심리 개선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해외 사업 불확실성이 국내 정책 효과를 상쇄하는 형국인 셈이다. 한때 대형 건설사의 주가ㆍ실적 모멘텀이었던 해외 대규모 사업장이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실제 현대건설(-6.2%) 대우건설(12.3%) 대림산업(-8.5%) 삼성물산(10%) 등은 15일 기준 주가가 연초보다 소폭 상승하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대형 건설주는 해외 사업장 신뢰 회복이 관건이기 때문에 상반기까지 모멘
다만 중소형 건설주 주가가 빠른 속도로 올랐기 때문에 1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지난해까지 하루 거래량이 수천 주를 밑돌다 올해 관심이 크게 늘어난 종목도 적지 않아 언제든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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