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최근 이어진 상승세에 따른 숨고르기에 나섰다.
1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17포인트(0.56%) 내린 1997.44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2008.98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이날 1% 넘게 급락한 채 개장해 종일 마이너스권에서 오르내렸다. 간밤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투심을 위축시킨 데다가 최근 코스피의 단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후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점이 지수의 낙폭을 제한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중국 지표 부진과 바이오, 기술주의 약세로 인해 3대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종합지수는 그간 상승을 이끌었떤 바이오와 기술주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3.1% 하락 마감해 지난 2011년 1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우리 증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증시의 하락은 중국 지표 부진 우려도 있지만 그간 지나치게 오르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었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중국 수출 지표 부진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는 이미 전일 기반영된 상황이라며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날 미국 증시 폭락의 영향으로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본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2.38%, 토픽스 지수도 1.34%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중국도 소폭 하락세다.
외국인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1013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개인도 85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한 기관에서 2046억원어치를 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차익과 비차익거래에서 각각 191억원과 51억원 매도 우위가 나타나 총 242억원이 유출됐다.
업종별로는 종이목재, 비금속광물, 의료정밀, 전기가스업, 보험을 제외한 전 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 중 전기가스업이 1.83% 오르며 가장 크게 상승했다. 하락한 업종 중에서는 은행업이 2.31% 하락해 낙폭이 두드러졌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약세를 보인 가운데 NAVER가 전일 나스닥 기술주 폭락 현상에 동조하며 3.14% 하락했다. 다만 POSCO와 한국전력, 기아차는 각각 0.32%와 2.58%, 1.37% 뛰었다.
이밖에 현대상선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는 소식과 남북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2.8% 올랐다.
이날 상승 종목은 상한가 1종목을 포함해 342개, 하락 종목 수는 447개였다.
같은 날 코스닥은 나스닥의 부진을 딛고 0.77포인트(0.14%) 오른 555.87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74억원과 36억원을 팔아치운 반면 기관이 272억원 순매수한 점이 지수 상승 요인이 됐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혼조세가 나타났다. 셀트리온, 파라다이스, CJ E&M은 상승한 반면 서울반도체, CJ오쇼핑, 동서, GS홈쇼핑, 포스코ICT, SK브로드밴드, 다음은 약세였다.
이밖에 종목에서는 삼성전자의 의료 및 헬스케어 사업 육성 기대감에 인피니트헬스케어가 4.4%, 에머슨퍼시픽은 남북대화 재개 기대감으로 9.4% 올랐다.
이날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5종목을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간밤 미국 증시가 급락한 데 따른 영향과 함께 전일 코스피가 2008까지 상승하는 등 최근 이어진 오름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현하며 지수가 조정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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