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은 증시 회복에도 투자자들은 주가가 얼마나 더 갈지, 그렇다면 주식을 지금이라도 사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이다. 지난 3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코스피가 2000선 가까이만 가면 미끄러지는 트라우마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2014년 2ㆍ3분기 내 국내 증시가 2050 박스권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비중 확대를 검토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매일경제는 11일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등 전문가들에게 증시 전망과 대응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은 외국인 투자자 수급 개선으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중국 경기 둔화, 원화 강세 등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준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어서면 펀드 환매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한동안 외국인 매수와 국내 기관 매도 간 수급 공방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시간문제일 뿐 주가는 상승세로 전환해 박스권을 뚫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일 나타난 코스피 약세는 전날 미국 시장이 급락한 데 따른 것"이라며 "그간 고평가됐던 미국 증시는 향후 출구전략이 가속됨에 따라 조정을 보일 수 있으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국내 증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이 상당 기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동의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현재 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양적완화 축소 영향을 받는 다른 신흥국에 비해서는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대만 등 산업구조가 비슷한 국가에 비해서는 주가가 싸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기 둔화, 원화 강세 등이 증시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지만 이들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센터장은 "시장에서 염려하는 중국 경제 경착륙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원화 강세에 대해서는 수출 기업 피해는 제한적이며 오히려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들은 국내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아직 주가가 많이 오르지 않은 대형주와 경기민감주를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기업 자산가치나 수익가치에 비해 주가가 싼 철강ㆍ화학 등 산업재가 유망하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금융업종 역시 주가가 저평가됐고 비용 절감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올해 실적이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품 논란 속에 지난주부터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온 뉴욕증시가 10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ㆍ나스닥ㆍS
11일 일본 증시도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이며 2.38% 급락했다.
[김혜순 기자 /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