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민영화의 2단계 매물인 NH농협금융의 우리투자증권(우투증권) 패키지 인수 협상이 사실상 완료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우투증권 패키지를 농협금융에 매각하는 절충안을 승인했다.
우투증권 패키지는 우투증권에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묶은 것이다.
패키지 인수가격은 당초보다 10% 할인된 1조500억원 안팎으로 결정됐다.
앞서 농협금융은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한 우투증권의 프랑스 소송 건에 대한 절충안을 우리금융에 제시한 바 있다.
절충안은 우투증권이 프랑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투자와 관련한 소송에서 패할 경우에 대비해 500억원대 손실에 관한 정산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패소 확정 시 우리금융이 인수대금에서 손실금액을 사후 공제하고, 농협금융은 '인수 이후 승소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우리금융 이사회가 이날 오전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을 승인함에 따라 농협금융은 오후 6시께 이사회를 열어 '딜 클로징(거래 종료)'을 선언한다.
농협금융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곧바로 금융당국에 우투증권과 생명보험·저축은행의 계열사 편입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취임 1주년에 앞서 빠르면 5월께 우투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의 합병 시기와 방식을 포함한 경영 청사진을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은 우투증권 보통주 37.9%를 인수한 후 NH농협증권(76.1%)과 합병해 43%정도의 지분을 보유케 된다.
농협증권은 자기자본 규모 8782억원으로 업계 13위에 불과하나 우투증권(자기자본규모 2위·자산규모 1위) 인수로 자기자본 4조3511억원을 기록, KDB대우증권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됐다.
아울러 우투증권 패키지를 품으면서 농협금융의 총 자산은 250조원(2013년 12월 기준)에서 290조원 규모로 확 늘어난다.
특히, 그동안 농협금융의 약점으로 지목돼 온 비은행 부문 성장이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시장에서는 우선 농협증권이 우투증권 인수를 통해 해외사업부문과 IB(투자은행)부문, 자산운용부문 등을 확대, 국내 최대 종합증권사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우리아비바생명의 인수를 통해 농협생명이 취급치 못하고 있는 변액보험 시장 진출의 길도 열린다.
현재 농협생명은 생명보험사간 '신사협정'에 따라 변액보험을 취급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케 되면 자연스럽게 변액보험 인가까지 취득, 변액보험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되는 것.
전체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가운데 변액보험으로 들어오는 수입보험료는 2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한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생보시장에서 변액보험 비중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향후 이 시장에 대한 비중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우투증권 임직원 수 2920여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00명정도가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우투증권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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