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08일(10:2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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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그룹 광고회사인 이노션의 보유 지분 40%를 모건스탠리PE와 스탠다드차타드(SC)에 매각한다. 이로써 현대차그룹 총수일가가 보유한 이노션의 지분율은 기존 80%에서 40%로 하락하게 된다. 또 정의선 부회장은 향후 그룹 경영권 승계 구도를 굳건히 하기 위한 바탕 자금 4000억원을 손에 쥐게 됐다.
더불어 이노션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늦어도 내후년 상반기에는 기업공개(IPO)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으로, 글로벌 금융사들을 주요 주주로 유치함으로써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광고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노션은 모건스탠리PE-SC 컨소시엄과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지분 40%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 대금은 4000억원으로, 이는 고스란히 정의선 부회장에게 돌아간다. 이노션은 작년 12월 30일에도 정몽구 재단의 보유 지분 10%를 1000억원에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신한금융투자 등으로 구성된 '스틱 컨소시엄'에 매각한 바 있다.
매매 계약이 체결되면 이노션의 지분 구조는 ▲정성이 고문 40%(72만주) ▲정몽구 재단 10%(18만주) ▲모건스탠리PE 30%(54만주) ▲SC 10%(18만주) ▲스틱 컨소시엄 10%(18만주)로 변경된다. 기존 80%에 달했던 현대차그룹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40%로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당초 정 부회장이 보유한 이노션 지분 인수에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들인 KKR과 모건스탠리PE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KKR은 자체적인 이유로 인수 계획을 철회했고 SC가 모건스탠리PE와 손을 잡게 됐다. 모건스탠리PE는 과거 현대로템 투자로 현대차그룹과 인연이 있다.
이번 매각은 '정의선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과 '이노션의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해소'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검토됐다.
모비스를 정점으로 한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상 정 부회장이 상속과 증여 이슈 없이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모비스 지분 16.86%를 소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에게는 해당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정 부회장은 4000억원의 현금을 챙기게 되며 이 자금은 모비스 지분 확보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이노션으로서는 총수일가의 지분율 하락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작년 공정거래법과 시행령을 개정하며 그룹 총수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30%(비상장사되는 20%) 이상을 보유한 회사에 대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른바 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해 이익이 그룹 총수일가에 돌아가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차 그룹에서는 이노션, 서림개발, 현대머티리얼 등이 이 규제의 대상이 됐다. 특히 이노션은 기존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80%에 달하는 데다 내부거래 비중도 49%나 돼 문제가 됐다.
이와 동시에 이노션은 이르면 2015년 하반기, 늦어도 2016년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모건스탠리PE와 SC 등 글로벌 금융사들을 투자자로 유치하면서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보다 효과적인 IPO를 위해 협력한다는 설명이다.이노션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 유치와 향후 IPO를 바탕으로 이노션은 글로벌 광고회사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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