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XP 운영 체계의 보안 지원을 종료한다고 8일 밝힘에 따라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의 보안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의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가 구형 버전을 사용해 해킹 등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ATM 자체가 폐쇄된 시스템을 쓰고 있어 보안 사고 발생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으나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금융사에 윈도XP 상위 버전으로의 전환과 더불어 상시 감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은행과 상호금융사를 대상으로 불시 현장 점검에 나서고 향후 윈도XP와 관련해 정보통신(IT) 사고가 발생하면 엄중히 제재하기로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사가 보유한 ATM 8만7000여대 가운데 윈도XP 상위 버전이 설치된 기기는 600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TM 100대 중 94대 가량이 업데이트가 안된 셈이다.
ATM 기기가 상위 버전으로 전환이 미흡한 이유는 프로그램만 전환하면 되는 게 아니라 기기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비용과 시간이 막대해 2017년까지 모두 전환한다는 계획만 세워둔 상태다.
기존 윈도XP를 사용하는 ATM이 위험한 이유는 보안이 더욱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보안업체 시만텍은 최근 시연을 통해 윈도XP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윈도XP가 깔린 은행 ATM에 해커가 USB를 통해 악성코드를 심어놓고 스마트폰을 통해 돈을 마음대로 인출할 수도 있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ATM의 경우 폐쇄시스템이어서 은행 전산망 자체를 해커가 뚫지 못하면 이런 사고는 발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ATM기를 조작하는 것도 폐쇄회로 TV(CCTV)를 통해 감지돼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최근 해킹 수법 등이 지능화됨에 따라 윈도XP 버전의 ATM이나 은행 직원 PC를 노리는 범죄가 급증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금융사에 지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달 중에 윈도XP 기반의 ATM을 운영하는 은행과 상호금융사를 대상으로 불시 현장 점검을 하기로 했다.
이번 현장점검에는 ATM이 인터넷과 분리된 폐쇄망으로 운영되는지와 사고 발생 시 비상 대응 계획 마련 여부, 불필요한 프로그램 및 통신 포트 차단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실시간 모니터링 여부도 집중 점검되는 이번 검사에는 외부 IT 보안 전문기관의 전문 인력이 투입돼 사전 예고없이 점검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직업 업무용 PC와 단말기는 윈도7으로 교체를 완료했으며 ATM은 금감원 권고 기준에 따라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교체를 추진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말까지 ATM을 영업점마다 1대씩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올해 신규 도입하는 ATM를 구형 기기와 교체할 때에는 운영 시스템을 전환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ATM의 해킹·악성코드 감염을 예방하고자 인터넷이 차단된 폐쇄망을 구축하고 보안 프로그램을 통해 비인가 프로그램의 실행을 차단하기로 했다. USB나 외장하드 등 휴대용 저장매체의 사용도 통제하고 백신 프로그램을 돌려 매일 2회 악성코드 검사를 하기로 했다.
외환은행은 인터넷망의 ATM 접근을 차단해 현금입출금 등 ATM의 고유 업무 외에 모든 업무의 접근을 차단하고 바이러스 백신 및 패치관리시스템에 대한 보안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ATM의 보안 관리 강화를 위해 전문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윈도XP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금융당국은 윈도XP가 설치된 컴퓨터로 인터넷뱅킹 등을 하는 개인 고객 위해서는 무료 백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개인들은 집에 있는 PC나 노트북에 윈도XP가 깔렸다면 일단 상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다른 운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윈도XP 계속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보안을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해야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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