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01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산업은행이 3월 말께 내려했던 KDB생명 매각공고를 4월로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KDB생명 인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지 않아 산업은행과 매각주관사들이 시기를 고민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공고를 4월 중으로 연기했다. 산업은행은 당초 지난달 말 매각공고를 내고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이것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상반기 중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 2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딜로이트안진 컨소시엄을 주관사로 선정해 준비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채권단과 관계자들간의 일정을 맞추다 보니 지연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매각을 준비하는 모든 절차는 끝났지만 각 기관들의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마무리 되지 못한 것이 있다"며 "언제까지 매각공고를 하겠다고 못은 박지 못하지만 최대한 빨리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KDB생명 인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시들한 까닭에 산업은행과 주관단이 고민에 빠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매물로 등장한 LIG손해보험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M&A시장의 관심이 LIG손해보험으로 넘어가면서 KDB생명에 대한 인수의사를 나타내는 곳이 아직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LIG손보 인수전에는 KB금융지주와 롯데그룹, 동양생명 등 10곳 안팎의 전략적·재무적 투자자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흥행을 예고했다.
또한 KDB생명의 실적 하락세도 매각 흥행에 쉽지 않은 요건으로 꼽힌다. KDB생명의 2013년 반기(4월부터 11월) 당기순이익은 42억7800만원으로 전년대비 90% 급감했다. 시장점유율 역시 8위에서 9위로 추락했다. 보험사의 건전성 수치를 나타내는 보험금 지급여력(RBC) 비율도 2012년 3월말 184.3%에서 지난해 3월말 182.1%로 소폭 하락했으며 9월말 173.4%, 12월말 171.7%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IB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생보사보다 손보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며 "KDB생명은 영업 개선도 쉽지 않아 선뜻 인수에 나서는 곳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펀드 만기 때문에 매각을 실시해야 하는 산은 입장에서는 상당히 애가 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6500억원 규모의 KDB칸서스밸류펀드를 만들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펀드 만기가 내년 2월로 다가오면서 매각측은 투자금 회수(EXIT)를 위해 KDB생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PEF) 지분 24.70%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SPC) 지분 60.35% 등 KDB생명 지분 85.05%다. 다만 인수자의 의향에 따라 매각 규모 등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효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