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슈 에스테스 블랙록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증시가 최근 수년간 저평가된 요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 7%로 예상한다"며 "중국 경기의 이 같은 둔화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운용자산 규모 4조3240억달러(약 4600조원)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1000여 개에 이르는 펀드를 통해 전 세계 47개국에 투자하고 있다.
에스테스 전략가는 "블랙록은 최근 3년간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며 "아울러 한국시장에 대한 블랙록의 투자 비중도 현재 적정 수준보다 약간 높은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중국과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는 한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 기회는 중국시장을 통해 찾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에스테스 전략가는 "중국 경제의 중심이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되고 있다"며 "결국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한국 자동차 관련주를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회복 국면인 만큼 한국 수출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특히 미국 내 자동차 구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 자동차 관련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테스 전략가는 "그러나 한국시장 전체적으로는 다른 신흥시장 대비 매력적"이라며 "국가재정 건전성이 우수하고 외환보유액도 탄탄한 수준이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국면에서도 다른 신흥국과 달리 여파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테스 전략가는 중국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한국에 대해선 중립적인 태도를 취한 것과 달리 일본은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그는 "일본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이 계속될 예정인데 미국 연준 사례에 비춰봤을 때 이 같은 움직임은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올해도 일본 증시는 강세를 이어가게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에스테스 전략가는 "일본 근로자의 임금이 인상되면서 가계자산의 재배치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며 "일본 가계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7조달러(약 7400조원)로 추산되는데 일본 정부의 저금리 기조로 이 같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 연기금도 채권 비중은 줄이고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 운용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 세계 투자가들의 최대 관심사인 엔화 가치 방향성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가치 하락 여지가 크
[오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