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기 자금을 투자하는 퇴직연금계좌에서도 가치주 펀드 선호가 두드러질 뿐 아니라 소득공제 장기펀드 가입자들 역시 가치주 펀드를 찾고 있다. 이 같은 가치주 펀드의 약진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계속되는 박스권 장세에서 기인한다. 경험적으로 주가 상승기에는 성장형 펀드, 침체기에는 가치주 펀드가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가져온 바 있다.
일각에서는 2년 정도 지속된 가치주로의 쏠림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치주들 주가가 많이 올라 저평가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나라에 더 이상 가치주가 없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식형 펀드 운용 스타일을 점검해보면 자산 규모가 큰 성장형 펀드에서도 가치주 방식으로 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저성장 국면에서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현재 수익에 기반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가치주 운용사 한국밸류자산운용은 가치주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했다. 전통적인 수익가치주(저PER주), 자산가치주(저PBR주)에 더해 진입 장벽이 높은 성장 가치주라는 새로운 유형의 종목을 발굴하고, 시황에 따라 펀드 내부의 중소형 비중을 줄이면서 저평가된 대형주를 편입하고 있다.
또 다른 가치주 운용사인 신영자산운용도 조정 시마다 소재ㆍ산업재 대형주 비중을 높일 계획이며, 전통적 가치주에 해당하는 음식료 등 경기방어주에 대해서는 가격과 모멘텀을 면밀히 따져 선별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유연한 운용을 통해 주가 상승 국면에서도 수익률을 담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시장 움직임을 후행한다. 성장형 펀드로의 투자자들 자금 유입은 성장주가 먼저 움직이고 나서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현실화할 것이다. 지난해에도 일
당장 2분기 주식형 펀드를 선택할 때는 가치주냐 성장주냐 구분하기보다는 운용사와 펀드매니저의 누적된 역량과 시장 대응의 유연성 등을 면밀히 검증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백혜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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