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28일(13:2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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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시멘트가 조기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시멘트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한 (주)동양이 채무변제를 위해 지분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할 7000억원 이상의 변제금과 동양파워 등 자회사 매각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 매각 작업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채권단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동양은 이르면 다음달 동양시멘트에 대한 보유지분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기업회생계획안이 통과됨에 따라 동양시멘트 지분 매각을 통해 채무 변제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양은 회사채 및 개인어음(CP) 투자자들에게 변제해야할 원금 및 개시전 이자 83% 중 일부를 동양시멘트 지분(54.96%) 매각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동양시멘트는 동양매직과 함께 그룹 계열사 중 인수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멘트 업황 침체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과 법정관리 중인 다른 계열사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낮은 부채비율(196%)이 주목받았다. 현재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PEF)와 한일시멘트, 삼표, 라파즈한라시멘트, 현대시멘트 등 동종업체 다수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양시멘트의 조기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0년까지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할 돈만 7000억원이 넘는 바람에 매각가격 산정을 위한 기업가치 평가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동양시멘트의 매각가는 13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지만 부채로 인해 실제 인수후보가 써내야 하는 가격은 8000억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동종 경쟁업체들이 인수후보로 거론되지만 업황침체가 장기화 된 탓에 자금이 넉넉한 곳이 많지 않다"며 "점유율 상위권 시멘트업체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한다고 해도 독·과점적 시너지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웃돈까지 주며 리스크를 감수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동양시멘트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12.7%로, 이밖에도 6~7개 업체들이 10% 이상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채권단 변제액을 마련하기 위해 우선 동양파워와 동양파일 등 자회사에 대한 매각 절차를 진행중이지만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현재 동양파워와 동양파일의 매각가격은 당초 예상가보다 크게 낮아져 1000억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양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동양파워의 경우 초기 매각가격을 3000~5000억원까지 평가받았으나 실제로 인수의사를 나타낸 후보가 없어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며 "법원이 매각절차를 주도해 가격협상력이 떨어지는 데다 7월 발전사업 인허가권을 받지 못할 경우 1000억원 이하가 될 가능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매각을 추진했다가 인수후보군과 400억원 이상 가격차를 나타내며 유찰된 동양파일 역시 가격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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