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동안 100건을 초과하는 크고 작은 개혁과제들을 숨 쉴 틈 없이 수행해 왔습니다. 개혁피로라는 표현이 등장할 수 있겠으나 '개혁의 일상화'라는 표현이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31일을 끝으로 4년간의 임기를 완주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한은 별관 대강당에서 이임사 대신 20페이지 불량의 '선진일류 Global BOK'란 제목의 고별강연에서 "'개혁은 교육과 같아서 종착역이 아니라 여행길'이라는 명언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하며 주동적인 자세로 항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총재는 재임 중 마무리하지 못한 몇 가지 과제에 대해 못내 아쉬워하며 개혁의 과제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그는 선진일류 중앙은행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지식 기구(knowledge institution)의 정착을 꼽으며 이를 위해 직원들의 교육훈련제도가 확고하게 정착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재는 "세계적 명성의 선진일류 기업은 직원의 10%가 항시 교육훈련을 받고 있다고 한다"면서 "우리는 그 반의 비율이라도 목표로 삼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책과 시장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문제도 언급했다. 김 총재는 "마치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이론적 연구만을 하고 시장은 논리적 분석 없이 현실만을 관찰하는 관행은 선진일류 중앙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지양해야 한다"며 중앙은행은 시장의 변화를 분석·연구할 능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론적 토대가 취약하면 결국 분석하는 시야가 일관성을 잃게 되기 때문에 시장담당부서와 정책·조사·연구담당부서가 상호 밀접하게 연계돼 종합적 시각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또 "우리나라가 선진경제로 진입할 것인지의 여부가 바로 금융의 선진화에 달려 있다"고 전제하면서 원화의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국제화에 중앙은행이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도 피력했다.
내부평가제도의 재정립도 주문했다. 김 총재는 "조직생활에 있어서 자기보다 직급이 높은 상사나 낮은 직원들과의 관계도 물론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동료평가가 가장 정확한 평가라는 분석이 많다"면서 "완벽하게 시작하는 제도는 있을 수 없지만 도입한 후 계속 진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재임 중 일궈낸 가장 보람된 일로 손꼽은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김 총재는 "장기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겠지만 한은에게 조금 더 확대된 금융안정 책무를 부과하는 것이 글로벌 추세에 더 적합한 중앙은행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본다"며 한은법 개정을 통해 중앙은행의 금융안정에 대한 책무가 조금 더 실질적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끝으로 김 총재는 고별강연을 마무리하면서 "공과는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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