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25일(15:1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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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종합유선방송업체 씨앤앰(C&M)이 매각 대신 해외증시 기업공개(IPO)로 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매각을 고려해왔지만 조단위 이상의 대어급 매물이라 매각이 예상보다 쉽지 않아지자 해외상장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포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씨앤앰의 실질적인 공동 최대주주인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맥쿼리계열 사모펀드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은 씨앤앰을 싱가포르증시 등 해외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일부 외국계IB들과 접촉하며 의견을 타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MBK와 맥쿼리는 국내증시에 상장할 경우 저평가 등으로 적절한 기업가치평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 주가수익비율(PER)이 국내증시(약 9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싱가포르증시(약 13~14배)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1월 기준 씨앤앰의 시장점유율은 CJ헬로비전(27%), 티브로드(22%)에 이어 3위(약 17%)다. 전문가들은 CJ헬로비전의 시가총액이 1조4000억원 안팎을 넘나드는 점을 감안할 때 씨앤앰도 국내증시에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싱가포르증시가 국내증시보다 PER이 높기에 싱가포르증시에 상장하면 상장 후 시가총액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지게 된다.
씨앤앰이 싱가포르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할 경우 MBK의 오랜 숙원도 해결될 전망이다. MBK는 투자자산규모 기준 재계서열 11위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다. 김병주 회장 등 칼라일그룹 출신의 아시아계 펀드매니저들이 독립해 2005년 만들어진 MBK는 총 3개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펀드를 만든 다음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방식)를 만들어 ING생명보험 등 20개 기업에 투자했다.
이 중 1호 펀드로 투자한 △우리파이낸셜(옛 한미캐피탈), 중국 기업 루예제약, 대만 갈라TV 등 3곳과 2호 펀드로 투자한 △KT렌탈(옛 금호렌터카), 인보이스,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 등 3곳, 총 6곳은 매각 등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했다. 2호 펀드로 투자한 테크팩솔루션(옛 두산 테크팩)도 매물로 내놓고 투자회수를 추진 중이다.
반면 MBK는 2005년 조성한 1호 펀드 만기(2015년)가 임박하면서 1호 펀드의 대표적인 투자인 씨앤앰을 두고 투자회수 전략으로 고민해왔다. 특히 씨앤앰 몸값이 3조원까지 거론되는 등 몸집이 커지자 매각 성사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았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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