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21일(19:1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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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 최대주주인 엠케이전자가 주주총회의 핵심 안건이었던 사내이사 선임 표대결서 승리했다. 대주주 승인에 이어 경영진 선임까지 연이어 성공하면서 현 2대주주 아이스텀앤트러스트(이하 아이스텀) 지분 인수 우선협상자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치열한 경영권 분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로 최윤성 엠케이전자 대표, 사외이사로 전석진 법무법인 산경 변호사를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전체 4억3475만여표 중 약 2억2000만표를 얻어 2위와 3000만표 이상의 격차를 기록했다. 전 변호사는 약 1억6000만표를 받았다.
최 대표는 엠케이전자측이, 전 변호사는 아이스텀측이 각각 추천한 후보로 양측이 공석인 두 자리를 한 자리씩 나눠가진 셈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사내이사 선임에 성공한 엠케이전자측이 표 대결서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이날 주총은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가운데 진행된 만큼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주총 시작전 사측이 인감증명서 지참 여부를 문제삼아 위임장을 가져온 대리인들의 출입을 통제하자 대리인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등 소동이 일어났다.
일부 주주들은 사측이 이날 주총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의 출입을 막은 것을 두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사측과 주주들간 고성이 오고간 끝에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 늦은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주총이 시작돼 오후 1시 30분경에 모든 안건이 마무리됐다.
엠케이전자가 사내이사 선임에 성공하면서 아이스텀 지분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KKR과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37.56%의 지분을 확보한 엠케이전자는 아이스텀측 지분(31.61%)가 없어도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KKR측은 아이스텀 지분 인수 뒤 엠케이전자측 지분까지 마무리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엠케이가 이사 선임에 성공함에 따라 양측의 힘의 균형이 비슷해졌다"며 "경영권 분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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