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21일(15:0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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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및 주변장치 도매업체 피씨디렉트 경영권을 확보하려던 스틸투자자문은 의결권이 제한된 채 결국 빈 손으로 돌아갔다.
21일 서울 역삼동 큰길타워 6층 피씨디렉트 대회의실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스틸투자자문은 서대식 현 피씨디렉트 대표이사를 포함한 현 경영진을 갈아치우려고 했지만 물거품으로 끝났다. 스틸투자자문는 되려 이날 의결권이 있는 보유 주식 266만주(38.46%) 가운데 170만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손발이 묶였다. 스틸투자자문은 피씨디렉트 지분 39.24%를 보유하면서 지난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스틸투자자문은 대표이사 권용일씨가 과거 코스닥 팀스 관련 적대적 인수합병을 통한 주가조작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피씨디렉트 주가조작혐의로 추가 기소되면서 위기를 겪어 왔다. 이날 피씨디렉트 현 경영진은 공시위반, 시세조정 등을 이유로 스틸투자자문이 보유한 170만주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했다. 스틸투자자문의 위법성이 해소될 때까지 의결권이 제한되며 이로써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인다.
피씨디렉트는 이날 서대식 대표를 포함한 사내이사 3명에 대한 이사 해임건을 부결하면서 스틸투자자문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냈다. 사외이사로는 이사회가 추천한 은기수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선임됐고, 감사 역시 이사회가 추천한 김병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와 고윤홍 G2G 솔루션 대표가 선임됐다. 스틸투자자문의 공태현 이사는 감사로 선임되지 않았다.
이사 보수한도와 감사 보수한도, 재무제표는 모두 가결됐다. 투자업 진출을 골자로 한 정관 변경은 부결됐다.
서대식 피씨디렉트 대표는 "보통 일 년에 5~6건의 공시를 해왔는데, 최근 1년 동안에는 90건이 넘는 공시를 했을 정도로 여러 일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이런 분쟁에서 벗어나 회사 경영에만 집중해 회사를 키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소액주주를 포함한 80여 명의 주주가 참석했으며 경영권 분쟁에도 고성이 오가지 않고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모든 안건에 대해 찬반투표를 진행하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돼 1시간 40분 만에 주주총회가 끝났다.
이날 주주총회는 예년과 달리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전문 경호업체 직원들이 곳곳에 배치돼 긴장감이 흘렀다. 피씨디렉트 임직원들은 주주총회 시작 전 '주가조작 세력들은 물러가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복도에 서 있기도 했다.
피씨디렉트 주가는 11시55분 현재 전일 대비 10.91% 하락한 2940원을 기록 중이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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