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1500억 부당 환입 공방

삼성생명이 계약자 몫으로 적립해야 할 책임준비금 일부를 회사 수익으로 돌린 것으로 의심돼 금융감독원에서 부문검사에 착수했다. 다른 생명보험사처럼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했다면 1500억원가량을 손실로 부담했어야 할 규모여서 향후 삼성생명 실적에도 작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24일 "삼성생명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돼 지난 20일부터 검사역 3명을 추가로 보내 부문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2006년 5월에 선보인 '금리연동형 종신보험상품'에 대한 책임준비금이 제대로 적립됐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책임준비금은 보험회사가 계약자에게 나중에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 중 일정액을 미리 적립해 놓는 돈으로 은행 지급준비금과 비슷하다.
보통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예정이율)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출하지만 이 상품은 다르다. 보험료를 최저보증이율로도 산출한다. 최저보증이율은 시중금리가 하락하더라도 보험회사가 최소한 이 정도 이율은 보장해주겠다는 것을 말한다. 다만 시중금리가 크게 떨어질 것에 대비해 보험료 중 일정 부분에 해당하는 수수료(보증비용)를 추가해서 받는다. 삼성생명은 보험료뿐만 아니라 수수료까지 책임준비금으로 함께 적립했다.
문제는 보험계약을 해지했을 때다. 보험계약이 소멸되면 해약 환급금을 계약자에게 돌려주게 되는데 삼성생명은 보증비용까지 책임준비금 적립 대상에서 빼내 회사 수익으로 돌려서 회계처리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최저보증이율 보장에 따른 보증비용의 책임준비금 적립은 해당 상품에 가입한 전체 계약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회사 수익이 아니라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보증비용을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하지 않은 사례는 삼성생명 외에는 없다.
삼성생명 측은 "금감원과 책임준비금에 대한 해석에 이견이 있을 뿐"이라며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이슈라고 설명했다.
[송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