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코스피는 장 시작 후 1949까지 올랐지만 중국 3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48.1로 낮게 나오면서 상승폭을 반납해 전거래일보다 10.61포인트(0.55%) 오른 1945.55에 장을 마쳤다. 3월 제조업 PMI는 전달(48.5)보다 0.4포인트 떨어졌고, 지난해 7월(47.7) 이후 8개월래 가장 낮았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중국 PMI 악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도 행진이 멈춘 것은 3차 테이퍼링 우려가 가라앉은 것과 중국 정부의 정책 모멘텀에 대한 기대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값싸진 코스피 종목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선별 매수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김승현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21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50포인트 넘게 오르는 등 중국 정부가 조만간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며 "중국발 회복 기대에 국내 화학과 철강 업종 위주로 외국인이 많이 샀다"고 밝혔다.
실제 포스코는 최근 10거래일 연속 순매도에서 이날 외국인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특히 외국인들이 최근 가격이 급락한 종목들을 연속 순매수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롯데제과 이마트는 7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고 그동안 최저가를 경신해온 에쓰오일 금호석유 GS 등도 외국인들이 사고 있다. 반면 엔씨소프트 삼성전자 효성 네이버 롯데케미칼 등은 계속해서 팔고 있다.
이제 관심은 외국인들 매도세가 이날을 기점으로 완연한 순매수로 바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매도세가 가라앉고 있지만 지속적인 순매수로 가기에는 증시 모멘텀이 작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 대표 업종인 '전ㆍ차'주가 외국인 매수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것은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라며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낙수효과가 나타나야 외국인이 들어오고 코스피도 오른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 부진했던 기업 실적 개선 여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상무는 "테이퍼링으로 신흥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가 큰 데다 중국 요인 외에 1분기 실적 우려도 외국인 수급에 제한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코스닥시장은 코스피와 달리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1조9230억원 빠져나가는 동안 코스닥에는 1007억원이 들어왔다. 코스닥에서는 1~2월에도 외국인은 각각 4250억원, 1461억원 '사자' 랠리를 이어갔다. 코스닥 시가총액 전체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1일 기준으로 1년 전 8.41%에서 10.3
하지만 코스닥도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에 따른 강세가 계속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부양책이 실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내수와 서비스업 부양 분위기 속에서 반짝 올랐던 종목들의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김병호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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