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사업장은 건설중장비의 굉음이 울려퍼졌다. 내달 준공을 앞둔 주택부지의 인접 도로개설공사로 중장비들의 땅다지기 공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영향이다. 중국 최대 건설시행사인 녹지그룹이 1조원을 투자한 이번 프로젝트에는 중국부자들이 몰리며 사업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녹지그룹 관계자는 "1단계 공동주택부분에서 1차(180가구)는 90%, 2차(220가구)는 50%가 계약을 완료했다"며 "95%가 중국 북경이나 상해의 부자들로, 가구당 8억원대 주택이지만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중국발 관광객 증가와 외자유치성공 등으로 제주도에 부동산개발 붐이 일고 있다. 국내 시행사들은 관광수요상승을 맞아 각종 개발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도내 일선 아파트시장은 미분양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호재를 맡고 있다.
24일 제주특별자치도청에 따르면,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도내 미분양아파트는 작년 1월 1125가구에서 올해 1월 557가구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4월 983가구로 1000가구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8월에는 614가에 이르렀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내륙처럼 큰 규모의 택지개발사업은 적지만 수요가 꾸준해 아파트 계약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제주에는 작년에만 2873가구가 입주하고, 3397가구가 분양됐다. 입주나 분양 모두 최근 5년간 가장 많았음에도 아파트계약이 증가하는 부동산훈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올해도 제주에는 2119가구가 입주를, 1565가구가 신규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훈풍에 힘입어 제주에선 처음으로 3.3㎡당 1000만원대 아파트도 등장했다. 지난 2012년 3.3㎡당 평균 908만원에 분양된 노형2차아이파크는 올해 1월 입주를 시작하며 매매가가 1000만원이 넘어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908만원도 당시에 가장 높은 분양가였지만, 계약과 동시에 분양권에 웃돈이 붙었었다"며 "현재는 평당 1000만원이 넘는 매매가로 제주에서 가장 비싼 랜드마크가 됐다"고 전했다.
서귀포시의 한 주민은 "제주에는 단독주택이 팔리면 더이상 주거용도가 아닌 펜션이나 숙박시설로 개조되면서 실제 주민이 살 수 있는 주택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헬스케어타운이나 영어교육도시 등 대형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개발사업과 토지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헬스케어타운 배후지에 분양을 앞둔 '제주 파우제 레지던스'는 1억원미만으로 연 11%의 확정수익률을 거둘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관광지인근에 조성되는 10여개 분양형호텔과는 차별화된 상품이다. 시행사인 아름다운건설 최경식 대표는 "건강고도인 해발235m에서 힐링이라는 상품차별화와 함께 1억미만의 투자금으로 2년 수익률을 보장할 계획"이라며 "4층건물 18개동으로 고밀도의 답답한 기존 호텔과는 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라 전했다.
토지시장은 가격상승으로 문의가 늘고 있다. 서귀포시에 개발이 가능한 땅은 3~
제주 중문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단기간의 가격상승으로 손바뀜이 주춤하지만 문의는 꾸준하다"며 "각종 개발사업이 진척될 경우 다시 거래가 활성화 될 것"이라 전했다.
[제주 =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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