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해외펀드가 올들어서도 식을 줄 모르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무작정 좋아할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올들어 중국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해외펀드 가입에 주의가 필요한 시점인데요.
해외펀드의 허와 실, 황승택 기자입니다.
인터뷰 : 장진아 / 서울 청파동
-"국내 적립식 펀드하고 있는데요 베트남 펀드가 수익이 높다고 하니까 해보고 싶습니다."
인터뷰 : 전종현 / 서울 여의도동
-"펀드는 수익률이 최우선이니까 수익률이 좋은 차이나펀드와 베트남펀드를 가입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한 해외펀드의 인기는 즉각 수탁고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비과세 혜택이 추진되고 있는 해외 투자펀드의 수탁고는 국내 주식형 펀드를 추월했습니다.
비과세 혜택 방침이 알려진 이후 중국에 투자하는 신한BNP 봉주르차이나 펀드에는는 10일만에 600억원이 몰렸습니다.
이같은 해외 투자펀드의 자금 집중은 외국인들로부터도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인터뷰 : 그랙 존슨 / 프랭클린템플턴 회장(1월17일)
-"기회가 크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인도와 중국에 집중하기보다는 작은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 증시는 지난 수요일 5%나 떨어지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고 중국 펀드의 연초 수익률도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지난해 높은 수익률에 힘입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해외펀드의 그늘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첫번째는 상대적으로 높은 환매 수수료와 운용보수.
국내증시에 투자해 3년 평균 57%의 수익률을 냈던 한 펀드와 일부 해외 펀드의 총보수와 환매 수수료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합니다. 환매수수료와 보수를 떼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습니다.
쉽지 않은 환매도 문제입니다.
월드와이드베트남 펀드 등의 경우는 5년간 환매가 불가능해 급격한 시장변화에 대처하지 못할 위험도 있습니다.
특히 해외펀드 대다수가 변동성이 큰 아시아 시장에 몰려 있어 시장의 급격한 조정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 박현철 / 한국펀드평가 연구원
-"펀드 선택에 있어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투자 포트폴리오 위험 분산 효과가 떨어진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일부 베트남펀드는 살 주식이 없어 편입 비율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또 정부의 해외펀드 비과세 방침으로 서둘러 해외펀드를 만들어 내다보니 정확한 정보 없이 펀드가 설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조성식 / 미래에셋 해외상품 마케팅팀장
-"시황 정보 제공능력이 있어야만 투자자가 펀드를 길게 가져갈지 뺄지 투자를 판단할 수 있다."
지금과 달리 해외 펀드가 큰 손실을 낼 경우 해외펀드 시장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중국과 인도에 버금가는 수익률을 올리는 지역도 있습니다.
지난해에 중국과 인도지역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지만 남미와 유럽 지역의 수익률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최근 1개월간 수익률를 살펴보면, 중국펀드보다 수익률이 좋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소외됐던 유럽과 일본 펀드 역시 20%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중국과 인도 베트남 일변도에서 벗어나 선진국과 새로운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 이재순 / 제로인 펀드분석팀장
-"우리 투자자들 중국과 인도,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성향 보여 왔지만, 이제는 유럽과 남미 등으로 분산 투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유럽펀드의 출시를 준비하는 등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을 대체할 투자지역을 찾고 있습니다.
또 해외펀드의 수익률 변동성이 큰만큼 단기적 수익에 연연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해외펀드 상품을 고르기전에 자신의 자산상태를 고려해 투자비율을 먼저 확정하고 유지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인터뷰 : 강창희 /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소장
-"나이라든가 자산 상태, 투자성향 고려해서 공격적 투자자라면 자산의 30%정도, 조금 안정적 투자자라면 10~20%, 원금지키는 투자자라면 해외투자 고려하지 않는게 좋다"
해외투자는 우리나라와 경기 사이클이 다른 나라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방법이라는 본래 목적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합니다.
mbn뉴스 황승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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