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생상품 거래량은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코스피200 선물옵션 거래량은 최근 5~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6일 기준 코스피200 선물은 8만4478계약, 옵션은 4147억원이 거래됐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거래량이다.
이처럼 파생상품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금융당국이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이후 코스피200 옵션 승수 인상 등 각종 규제가 도입되면서 거래량은 2년 만에 7분의 1로 줄어들었다"며 "앞으로 양도세 부과 등으로 거래가 더욱 위축되면 파생상품뿐만 아니라 현물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파생상품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와 프로그램 매매 영향력은 오히려 커지는 모습이다. 이들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선물옵션 가격뿐만 아니라 파생상품 시장과 긴밀한 연관성을 보이는 코스피 변동성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시장 등락에 외국인의 선물 거래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19일 코스피가 하락세를 보이다가 장중 상승 반전한 것도 외국인의 선물 대량 매수세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과거 개인과 국내 금융투자기관 비중이 높았을 당시에는 외국인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며 "그러나 파생상품 거래량이 줄고 외국인 비중이 늘어나면서 선물 2000~3000계약 만으로도 코스피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선물 1계약당 거래금액이 약 1억3000만원이고 증거금 비율이 15%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지 400억~500억원으로도 코스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2011년 이후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점차 높아져 현재 선물 거래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이 선물을 사면 코스피가 상승하고 선물을 팔면 하락하는 현상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3년 전만 해도 40%가 넘던 국내 금융투자기관 거래 비중은 21%로 급락했다.
외국인들의 파생상품 매매 패턴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프로그램 매매 영향력 또한 커지면서 시장의 일일 변동성은 더욱 확대됐다.
해외 증시에서는 시장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프로그램 거래 규모가 같이 늘어나 시장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국내시장처럼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프로그램 매매가 기존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이라도 증가한다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하게 된다. 프로그램 매수ㆍ매도에 따라 코스피가 출렁이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지난 13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당시 1300억원 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면서 코스피가 단기간에
파생상품 시장이 고사 위기에 처하자 양도세 부과 등 최근 규제 강화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조세개혁소위는 파생상품 양도차익에 양도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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