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 이유경 씨(24ㆍ가운데)가 17일 한국투자증권 종각지점에서 가장 먼저 소장 펀드에 가입했다. 이날 `소장 펀드 1호 가입 행사`에는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왼쪽)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사장(오른쪽)도 참석했다. [김호영 기자] |
H증권사에 근무 중인 우두명 씨(29)는 17일 출시된 소득공제 금융상품인 '소득공제 장기 펀드(소장 펀드)'에 가입했다. 우씨가 소장 펀드 가입 때 가장 주목한 것은 바로 '최소 가입 기간'이었다. 우씨는 "재형저축의 경우 최소 가입 기간이 7년으로 길어 결혼 준비 때 곤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소장 펀드는 5년만 가입해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가입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연말정산 때 최대 39만6000원까지 환급을 받을 수 있는 소장 펀드가 17일 출시됐다. 연간 총 급여액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장기 펀드에 가입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소장 펀드는 신규로 가입할 수 있는 유일한 소득공제 금융상품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연말정산에서 '13월의 세금 폭탄'을 맞은 직장인들이 늘면서 소장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한 회사에서 내놓은 다양한 소장 펀드 상품으로 자유롭게 자금을 옮길 수 있는 유연함도 펀드 투자를 망설이던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소장 펀드의 가입 조건, 필요 서류, 소득공제 혜택 등을 묻는 전화가 오전부터 계속되고 있다"며 "일과시간이라 가입률이 높지는 않지만 재형저축 펀드 도입 당시에 비해서는 고객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시된 소장 펀드 상품은 30개 자산운용사에서 내놓은 44개다. 각사의 대표 투자전략을 살린 펀드들로 구성된 소장 펀드 상품군에는 중위험ㆍ중수익을 추구하는 롱숏 펀드,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 장기 성과가 뛰어난 가치주 펀드 등 다양한 펀드가 주를 이루고 있어 투자자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골라 가입할 수 있다.
사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KB자산운용에선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가치주 펀드를 내놓았다.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 '신영마라톤소득공제증권자투자신탁' 'KB소득공제엄브렐러펀드'가 이들 운용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소득공제 상품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가치주 펀드인 '트러스톤밸류웨이소득공제증권자투자신탁'을 소장 펀드 상품으로 출시했다.
롱숏 펀드 강자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롱숏 전략을 실시해 '은행 금리+알파(α)' 수익을 추구하는 '마이다스거북이70소득공제장기증권자투자신탁1호'를 내놨고, 삼성자산운용은 장기 성과로 정평이 난 민수아 매니저가 운용하는 '삼성코리아중소형50장기소득공제증권전환형펀드(채권혼합)'와 코스피200 수익률을 따라가는 '삼성코리아인덱스장기소득공제증권전환형'을 내놓았다.
판매사인 증권사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며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소장 펀드에 매월 10만원 이상, 5년 이상 불입을 약정한 가입자 전원에게, 한국투자증권은 5월 말까지 3년 이상 매월 10만원 이상 자동이체 등록을 한 가입자 전원에게 1만원어치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한다. HMC투자증권은 6월 말까지 소장 펀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실시해 노트북컴퓨터, 태블릿PC,
이처럼 금융투자 업계가 소장 펀드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주간회의 등 업무로 바쁜 월요일에 출시한 탓에 첫날 가입창구는 크게 붐비지 않았다.
4대 시중은행과 20개 증권사에서 이날 소장 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1만5334명으로 집계됐다.
[오수현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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