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12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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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진행했던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투자자들에게 투명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라는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조건을 맞출 수 없어 철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 10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 120억원 규모 240만주 유상증자를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정정신고서의 제출이 지연되면서 계획했던 운영자금 유치 및 증자 업무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주식가치 제고와 주주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삼부토건은 지난해 5월부터 유상증자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금감원으로부터 지난 6월과 12월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으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이후 개정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마지만 정정신고서 요구일인 12월 12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도록 신고서를 제출할 수 없게 되자 유상증자를 철회한 것. 회사 측과 주관사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계열사 결산 처리 문제가 지연되면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고 공모로 진행하는 만큼 올해 3월 결산을 후 유상증자 계획을 다시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사 측 주장과 달리 이번 철회는 삼부토건이 투자자들에게 그룹이 안고 있는 리스크를 제대로 알리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요구 내용 역시 계열사 결산 문제와는 무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분자본잠식상태인 삼부토건이 그룹 자구안으로 내놓은 헌인마을 사업 매각, 르네상스 호텔 매각 건 마저 진척이 안되자 금감원이 자구계획 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명시해주길 요구했다"며 "지난해 여러가지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린 삼부토건이 투명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7월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을 대상으로 300억 규모 분리형 BW를 발행하면서 주주 및 회사 노조로부터 대주주 지분 확보 의혹을 사기도 했다. 열악한 재무구조 탓에 상환 리스크가 따랐던 삼부토건이 메리츠증권의 BW 인수 대가로 부동산 담보 계약을 체결하고도 이를 제공하지 않아 자금 인출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조남욱 회장은 당시 워런트만 사들여 본인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높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BW발행 목적으로 공시한 운영자금은 여전히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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