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베이징에 가면 잘 닦인 도로에 질서를 강조하는 경찰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초등학교 앞 녹색어머니를 연상시키는 녹색 조끼 차림의 아저씨들이 건널목마다 지키고 서서 엄격히 신호 단속을 한다. 장안도로 위 숙박시설은 만실이고, 여기저기서 외지인을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인대는 법의 제ㆍ개정, 국가주석 선출, 국가계획 심의ㆍ비준 등 국가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최고권력기관이고, 정협은 전인대가 구성되기 전까지 국회 역할을 수행하는 정책자문기구다.
2014년 전인대는 3월 5일, 정협은 3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전인대 일정은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지난 1년을 정리하고 국무원 기구 개편안, 정부 주요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고 후반부는 향후 1년간 통화, 재정, 고용, 물가 등의 정책 방향이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나는 자리다.
이번 전인대는 여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2014년 목표를 '개혁'으로 확정하고 관련 세칙을 발표 중이나 '성장을 위한 개혁'이 아닌 만큼 경착륙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충분치 않다. 향후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언급될 그림자금융 문제와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생산 둔화, 중소기업의 잇단 도산까지 경기 회복 저지 걸림돌은 많다.
불확실성이 큰 때일수록 정부당국이 제시하는 경제 흐름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전인대를 통해 금융 리스크 통제와 정치 및 금융 개혁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 환경 산업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것이고, 산아제한을 완화해 아동소비 산업도 확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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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달려온 중국이 건강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성장통이 필요하며, '분배를 위한 개혁'이 2014년의 성장통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선영 신영증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