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들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는 것은 회사 자금조달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나타내는 동시에 대출 금융사가 반대매매에 나서면 대주주 변경에 따른 경영 안전성 훼손, 주가 하락 등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김재섭 슈넬생명과학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 대부분을 금융사에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마련했다. 17일 공시에 따르면 김 회장은 보유 주식 736만4986주 가운데 700만주를 우리캐피탈 등 4개 금융사에 차입금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지난 10~11일에 맺었다.
최근 왕기철 동원수산 대표이사도 자신이 보유한 주식 87.9%를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왕 대표는 지난 12일 한화투자증권과 41만1990주, 11일엔 대신증권과 7만9600주를 담보로 맡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모두 49만1590주로 왕 대표가 보유한 전체 주식(55만9189주) 가운데 87.9%다.
동원수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왕 대표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행사하고자 금융권에서 빌린 48억원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에는 김준일 락앤락 회장이 한국증권금융과 기업은행 측에 각각 100만주, 30만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에도 이들 금융사와 434만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 회장 보유 주식 가운데 담보로 잡힌 주식은 모두 564만주로 전체 보유 주식(3526만6857주) 중
금융투자업계는 상장사 대표의 대규모 주식담보계약이 주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주주가 주식담보대출에 나서는 이유는 회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고, 금융사가 담보 주식을 처분하면 대주주 변경으로 경영 안전성에 대한 염려도 생긴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