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ENS 3000억 대출사기' 조직적 공모 속속 드러나 ◆
11일 매일경제신문이 이번 사기 사건에 연루된 △중앙티앤씨 △NS쏘울 △컬트모바일 △아이지일렉콤 등 4개사의 신용평가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는 서로 지분 관계로 얽혀 있었다.
지분 관계로 본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은 전주엽 NS쏘울 대표였다. 현재 홍콩에 도주한 전 대표는 중앙티앤씨와 컬트모바일의 2대 주주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 대표는 이들 회사 주식을 각각 12.5%, 17% 보유하고 있다. 전 대표의 NS쏘울은 상장기업인 D사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각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전 대표는 이번 사기 사건을 주도적으로 공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업체 대표들은 한국스마트산업협회를 통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는 한국스마트산업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고, 전 대표와 김장식 컬트모바일 대표, 오영주 아이지일렉콤 대표는 이 협회의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3000억원대의 대출 사기 금액은 사기 가담 업체의 M&A 자금이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비자금 등으로도 상당한 금액이 유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M&A 자금으로 흘러들어간 것은 아닌지 의심은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 구체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회사 중 하나는 홍콩 소재의 회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금감원은 사기대출 자금이 홍콩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금 용처에 대해서 아직 명확히 드러난 것은 없다"며 "현재 처음 대출이 나간 자금이 어디로 흘렀는지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정기 대표는 2012년 본인이 소유한 중앙티앤씨에서 86억원을 개인대출 받기도 했다. 중앙티앤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 대표는 회사 운영자금으로 쓰기 위해서 대출을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 대표가 회사에서 받아간 자금은 사기 대출받은 금액일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적으로 금액 일부를 사용하기 위해 회사에서 대출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대출 사기 사건의 조직적인 수법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사건을 주도한 협력업체 대표는 김 모 KT ENS 부장의 도움으로 매출채권을 위조, 담보로 제공해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수년간 대출을 받아왔다. 매월 돌아오는 원리금 상환 일정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금융 실무에 해박한 사람이 조력자로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은 단순히 자금을 횡령하기 위해서 사기 행각을 벌인 것 같지는 않다"며 "오랜 기간 사기로 대출받아 이를 회사 운영자금으로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하나은행 측은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출 관련자에 대한 계좌 등을 조사한 결과 이번 사기 가담 업체들에서 어떤 돈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면조사를 했을 때에도 대출을 담당한 직원들은 이들 업체로부터 밥 한 끼 얻어먹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 안정훈 기자 / 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