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에 비해 낮은 공모가가 투자자들 관심을 모으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는 반면, 자금조달 규모를 줄여 상장 욕구를 꺾기 때문에 기업공개(IPO)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지난 4일과 6일 잇따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한국정보인증과 인터파크INT는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모두 공모가의 2배가 넘는 가격을 기록했다. 공인인증기업 한국정보인증 공모가는 1800원이었지만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6일 4410원으로 마감했다.
인터파크INT는 시초가부터 공모가(7700원)를 훨씬 넘어선 1만5400원에 형성된 뒤 상한가로 마감했다. 7일에도 인터파크INT와 한국정보인증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뜨거운 시장 관심을 이어갔다. 한국정보인증은 최근 금융권 정보 유출 사태, 인터파크INT는 티켓과 여행사업 성장성이 투자자들 관심을 불러 모았다. 공모 청약 당시부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한 까닭에 나타난 '예정된 결과'라는 인식도 없지 않다. 실제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할 경우 한국거래소는 성공적 상장으로 평가하지만 증권사는 기업에서 공모가를 좀 더 높게 산정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타를 받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과정에서 공모가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기업이 조달할 수 있는 자본금 규모는 큰 폭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인터파크INT의 상장작업을 맡았던 대우증권은 주가가 연일 치솟자 오히려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이어진 기업공개(IPO) 준비 기업들의 잇따른 상장 철회는 보수적인 공모가 산정의 부작용 사례로 거론된다. 동우HST, 하나머티리얼즈, 오이솔루션 등 세 곳은 지난해 12월 보름 사이에 연이어 상장작업을 중지하며 모처럼 기대감이 커진 IPO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수요예측과 기관투자가 미팅 등을 거쳤지만 자신들이 판단한 가치를 밑도는 가격을 받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상반기까지 기록적 활황세를 보이던 코스닥 지수가 500선 안팎으로 내려앉고 기업들 실적 염려도 커졌다는 상황논리가 작용했다. 최근 비상장 기업의 IPO 시도가 다시 잠잠해진 것도 공모가 산정 기조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 상당수가 공모가가 예상만큼 안 나와 고생을 많이 했다"며 "한국거래소 기준이 엄격해지고 기관들도 단기 수익에 치중하다 보니 가치평가를 제대로 못 받는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거래소에서는 부풀린 가격으로 상장 이후 저평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특히 개인투자자 중심인 코스닥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며 관심의 대상이 되고 평가받는 것이 낫다는 이유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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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언 기자 / 이용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