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악재는 단순히 상하이 증시 추락 우려만이 아니다. 춘제를 앞두고 인민은행이 자금 융통을 위해 공급했던 5250억위안에 대해 이달 중순부터 회수가 시작되면서 신용이 경색될 가능성도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말 세 번에 걸쳐 단기자금을 공급했는데 '21일물'임을 감안하면 회수 시기가 오는 14~21일이 된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작년에는 춘제 이후 유동성 회수에다 때마침 부동산 등 규제정책이 나오면서 상하이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며 "올해도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면서 2월 내내 증시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유동성 회수 속도가 빨라지면 부족해진 자금난에 단기 차입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
신용경색과 관련해 중국 내 '그림자금융'을 대표하는 WMP(자산관리상품) 만기가 다가오고 있는 점도 따져볼 부분이다. 고위험ㆍ고수익 상품인 WMP는 중국에서 월 2000~3000개가 발행됐지만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각각 4300개, 5300개가 발행됐다. 3~6개월로 된 만기일자가 2~3월에 집중돼 있어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금융사에 맡긴 투자자들은 자금을 떼일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유동성을 적절히 공급하지 않을 경우 신용대란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올 들어 나빠진 중국 경제지표도 코스피에 악영향을 미칠 복병이다. 향후 경제기대치를 반영하는 PMI 지수는 지난달 제조업과 비제조업 분야에서 각각 2개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 발표될 PMI가 하락세를 지속한다면 테이퍼링 이슈만큼이나 코스피 등 글로벌 증시 전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시장에서는 이미 중국 소비시장 성장의 수혜주로 꼽히며 주목을 받은 종목들 부진이 현실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중국 성장 둔화와 소비규제 등이 맞물려 주가와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6% 줄었다. 락앤락은 중국 매출 비중이 50%가 넘어 대표적 중국 성장 수혜주로 꼽혀왔다. 락앤락은 일회성 비용 등이 커져 4분기 순이익은 고작 1억원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중국사업 성장이 부진한 탓이 컸다. 시장 반응도 차가워 4일에 이어 5일 이틀 연속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17% 폭락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락앤락은 중국 성장성이 과거보다 둔화돼 주가 반등을 위한 시장 신뢰 회복이
중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해온 오리온도 올해는 중국 수혜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오리온의 목표주가를 각각 5%, 8%씩 낮췄다.
6일 코스피는 3거래일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세가 줄어들면서 전날보다 16.57포인트(0.88%) 오른 1907.89에 장을 마쳤다.
[김병호 기자 / 윤재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