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3일(15:1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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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건설사들이 잇따라 최악의 실적을 공개하면서 회사채 상환에 비상이 걸렸다. 건설사 회사채 만기가 3~4월에 집중된 가운데 대규모 손실을 내자 신용등급 강등이 속출하고 있다. 시장에선 자금난 심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별도기준으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4451억원, 781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세전순손실로는 규모가 1조원에 달한다. 연간 기준으로는 1199억원의 영업손실과 65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다.
건설사들의 실적 악화는 최근 국내외 사업에서 생긴 대규모 부실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본격화됐다. 지난해 1분기에는 GS건설과 SK건설이 각각 5540억원, 1123억원의 손실을 반영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6500억원을 일시에 비용으로 반영해 신용등급이 추락했다.
이번에도 대우건설 실적발표 직후 한국기업평가는 대우건설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대림산업은 즉각적인 등급 강등은 면했지만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재되면서 가까운 미래에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도 쌓여 있다. 3월에는 SK건설(1800억원), 한화건설(2300억원), 현대엠코(1000억원)의 회사채가 만기 도래하고 GS건설(2000억원), 롯데건설(3500억원)이 4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건설사들은 곧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지만 ‘솔루션’을 찾기가 쉽지 않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은 말할 것도 없고 대다수 건설사 신용등급이 A급에 속해 있기 때문에 투자자 찾기가 쉽지 않다”며 “최근 어닝쇼크 사태와 등급 강등으로 투자심리가 더 얼어붙은 듯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같은 잠재부실이 부각될 것”이라며 “건설사가 유동성 대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건설사를 포함한 취약업종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대다수 건설사가 자체 자금으로 상환하거나 대환 등 다른 방법으로 돌아오는 자금을 막을 것”이라고 전했다.
건설사들이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손실을 털고 가겠다는 의도로 대규모 적자를 감수했지만 PF 등 국내외 사업을 불문하고 추가 손실이 발행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대림산업, 대우건설, 동부건설 등 국내 14개 주요 건설사들의 PF 잔액에 대한 잠재손실률을 추정한 결과 지난해 48%로 2012년 32%보다 16%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기자본에서 잠재손실이 차지하는 비중은 신용등급 A급 건설사가 17%로 AA급 건설사(9%)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주택사업과 관련된 위험요인이 건설사 신인도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우건설이 주택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을 반영해 다른 건설사들도 상황이 비슷할 것이란 우려가 적잖다"고 지적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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