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와 신흥국 통화위기 등 복합 악재로 지수가 연일 출렁이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기관ㆍ외국인들이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들은 지수가 하락할 것이라는 데 베팅한 셈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지난 일주일간 순매수 거래대금으로 따져볼 때 인버스ETF를 사고 레버리지ETF를 대거 매도한 반면 개인은 레버리지ETF를 사고 인버스ETF를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인버스ETF는 코스피200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약세장 기대감이 강해질 때 투자자금이 몰리는 성격을 갖는다. 반대로 레버리지ETF는 코스피200지수가 상승할 때 1배 이상 수익률을 얻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손실이 확대된다.
이는 사실상 올해 초부터 전개된 하락장에서 기관은 여전히 약세에, 개인은 반대로 상승을 기대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지표란 설명이다. 대체로 국내 증시, 특히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주가 영향력 및 방향성 전망은 기관ㆍ외국인보다 다소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기관은 국내 ETF시장에서 인버스ETF를 62억원 순매수했지만 레버리지ETF는 1034억원 순매도했다. 아직 외국인은 국내 ETF시장에서 투자 비중이 낮지만 베팅은 기관과 동일한 방향성을 보였다. 인버스ETF 8억원 순매수, 레버리지ETF 13억원 순매도였다.
반면 개인은 이들과 완전히 엇갈렸다. 레버리지ETF를 모두 1012억원 사들였지만 인버스는 67억원 팔았다. 일반 종목과 달리 ETF는 거래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지 않고 추종 지수를 따라가기 때문에 일반 종목보다 방향성을 한층 뚜렷하게 나타내준다. 지난해 시장 상승 전망에 너나 할 것 없이 레버리지ETF 매수에 나섰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관이 시장 역방향에 베팅했다고 보고 외국인 역시 현물시장에서 파는 것과 같은 흐름으로 보인다"며 "개인은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언젠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레버리지ETF에 투자했으나 단기 손실이 나타났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수 방향에 따른 수익률도 엇갈렸다. 지난달 27일부터 4일까지 코덱스(KODEX)ㆍ타이거(TIGER)인버스ETF는 -6%씩 손실을 기록했지만 코덱스ㆍ타이거인버스ETF는 각각 3.3%, 3.2% 수익을 거뒀다.
최근 코스피 변동성을 나타내는 이른바 '공포지수'로 알려진 V코스피지수 급등세도 눈에 띄는 상황이다. V코스피지수는 단순히 장이 하락할 때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상승해 불안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다. 4일 코스피200변동성지수(V코스피)는 전날보다 11.27%(1.79포인트) 급등한 17.7로 마감했다. 장중 17.9를 기록해 지난해 7월 22일 이후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박스권에 갇힌 채 움직여온 변동성지수는 지난달 27일 아르헨티나발 쇼크 여파에 15.8로 뛴 뒤 추가 테이퍼링 결정 이후 연일 올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현재 증시 상황뿐만 아니라 미래 가격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아울러 지수 움직임에 선행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공포지수(Volatility Index)'라고도 불린다.
전문가들은 현 변동성지수의 절대 수준이 높지는 않지만 코스피가 더 떨어질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V코스피지수는 시
[윤재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