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스위스 쉰들러홀딩AG가 이달 말 청약이 예정된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에 불참하는 한편 향후 지분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이슈가 사라진 대신 향후 대량 주식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오버행' 우려가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를 억누를 가능성이 커졌다.
쉰들러 측은 3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대엘리베이터가 계획하는 유상증자는 회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 고유 사업에 사용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쉰들러는 유상증자 불참 결정에 따라 기존 주주에게 부여되는 신주인수권을 대량 매각(블록세일)이 아닌 공개 처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엘리베이터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신주인수권증서는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현 주가(4만6250원)보다 상당히 낮은 3만2350원에 신주 예정 발행가가 정해져 있어 신주인수권은 전량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유상증자 불참으로 쉰들러 측 지분율은 기존 30.93%
쉰들러 측은 "유상증자 완료 이후 보유 지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자 이후 전체 지분 5분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이 블록세일 등 형태로 다시 팔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오버행 이슈가 불거질 전망이다.
[조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