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ㆍ한진ㆍ대한항공은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있다. 현재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로 돼 있다. 정석기업은 비상장이다. 한진칼과 한진이 대한항공 지분을 각각 6.76%, 9.87% 보유하고 있고, 대한항공이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16.71%를 들고 있다.
이처럼 핵심 계열사들 주가가 뛴 이유는 크게 '저평가 매력'과 '업황 호조 기대감'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또 지난해 말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책 발표로 계열사 위험 전가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것도 한 이유다.
지난해 8월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출범시켰던 한진칼의 경우 비교적 '잔잔하던' 주가 흐름이 지난해 말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진칼 자회사인 정석기업과 칼호텔네트워크, 제동레저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만 7500억원에 이른다"며 "부동산 가치에서 담보차입금을 뺀 가치만 430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시가총액(6663억원)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자회사들이 하고 있는 주요 사업인 저가항공(진에어)-여행ㆍ레저(토파스여행정보, 한진관광, 제동레저, 정석기업)-호텔(칼호텔네트워크) 등 밸류체인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한진칼의 3일 종가는 2만3500원으로 현대증권이 한 달 전 제시한 목표주가 3만4000원의 70% 수준이다.
택배ㆍ항만하역ㆍ육상운송ㆍ국제화물운송ㆍ렌터카 등을 주업으로 하는 한진은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택배 부문이 주목받으며 상승세를 탔다.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 주가도 지난해 11월 중순 8만원대에서 최근 11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뛰었다. 거듭된 주가 상승세에도 한진의 주가순자산비율(PBRㆍ최근 결산연도 기준)은 CJ대한통운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아직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주가가 지난해 말 재무구조 개선 방안 발표 이후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당시 대한항공은 에쓰오일 주식 3000만주와 부동산, 항공기 매각을 통해 총 3조5000억원을 확보해 800% 수준이던 부채비율을 400%대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동안 일본 노선과 함께 여객 부문 발목을 잡았던 미주 노선이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설립으로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지배구조 관련 움직임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지원하면서 한진칼과 멀어진 게 오히려 한진칼 주가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알짜 자회사를 가진
당초 지난해 한진칼이 출범할 때는 오너일가 등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을 한진칼 주식과 바꿔 대한항공을 한진칼의 20% 자회사로 편입시킬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직접 지원하면서 이 같은 시나리오는 먼 훗날의 일로 멀어졌다.
[조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