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와 일동제약의 경영권 공방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피델리티 자산 운용'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델리티가 보유한 지분 9.99%가 두 회사 중 어느 쪽으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2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 안건을 상정했으나 녹십자와 피델리티 등의 반대로 인해 부결됐다. 이에 따라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적대적 M&A'가 가시화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양사의 지분 확보 경쟁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율은 34.16%로 녹십자의 29.36%보다 4.8%포인트 높다. 녹십자가 피델리티의 지분 중 5%만 매입해도 단숨에 최대주주 등극이 가능하다. 현재 오너일가와 녹십자를 제외하고 일동제약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는 피델리티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일동제약 측에서도 최대주주 변경을 막기 위해 피델리티 쪽에 적극적인 매입 의사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앞서 우호지분으로 판단했던 이호찬 씨의 주식을 녹십자에게 빼앗겼던 선례가 있었던만큼 피델리티를 향해 적극적인 매입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칼자루는 피델리티에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피델리티가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것은 지주회사 분리보다는 두 회사의 경영권 공방에 따른 주가 상승이 이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자산운용사라는 성격을 감안할 때 가장 높은 쪽의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쪽으로 선택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사실 피델리티 입장에서는 지
한편 이와 관련해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어 말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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