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초반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도세에 1900선이 붕괴됐다. 투자자들이 불안한 신흥국 장세에 신흥국 통화 매도에 나서면서 미국 증시는 물론 우리나라 증시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9시23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36.43포인트(1.88%) 내린 1904.13을 기록 중이다. 오전 9시3분께 1899.76을 기록하면서 1900선이 장중 한 때 무너졌다. 코스피가 19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올해들어 처음이다.
전일 뉴욕 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24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18.24포인트(1.96%) 내린 1만5879.11에,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38.17포인트(2.09%) 떨어진 1790.2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날대비 90.70포인트(2.15%) 오른 4128.17에 장을 마쳤다.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장세를 보이면서 뉴욕증시도 여파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1만6000 아래로 떨어졌고 S&P500지수도 지난해 12월 이후 첫 1700선을 기록했다.
지난 2001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며 국가부도를 겪은 아르헨티나가 지난 23일 하루동안 페소화 가치가 11.7% 급락했다. 10여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이어 25일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16% 폭락했고 터키의 리라화 가치도 사상 최저치를 보였다. 터키는 주가 하락을 비롯해 통화 절하, 신용부도스와프(CDS) 및 국채금리 상승 등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통화 랜드화 가치도 5년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축소 방침을 밝힌 이후 신흥국 장세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데다 전날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자 투자자들이 신흥국 통화를 매도한 여파로 풀이된다. 이어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자산 매입규모를 추가로 100억달러 더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됐다.
이 시각 외국인은 각각 833억원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과 기관계 투자자가 각각 29억원과 809억원 매수 우위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하고 있다. 화학, 건설업, 의료정밀, 서비스업, 의약품, 운송장비, 종이·목재, 통신업 등이 2% 안팎으로 떨어지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역시 전 종목이 장초반부터 하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1.22% 떨어지고 있고 NAVER는 4.12% 떨어져 낙폭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 현대중공업, LG화학 등도 2% 넘게 하락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날 대비 12.00포인트(2.31%) 떨어진 508.31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계가 각각 2억원과 7억원 순매도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12억원 매수 우위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셀트리온이 전일대비 2.78% 하락세고 서울반도체, 파라다이스, SK브로드밴드, CJ E&M 등도 2%이상 떨어지고 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일보다 6.20원 오른 1086.60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전일대비 5.1원 오른 1085.50원에 개장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으로 장 초반 고점을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상황이다. 장초반 1087.7
우리은행은 "환율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월말과 설 연휴 전 네고물량(달러 매도) 유입에 따라 상승폭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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