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상승과 삼성전자 하락을 어떻게 설명할까. '시장 과점화의 차이'라는 해석이 그럴듯하다.
지난 몇 년간 세계 D램 시장은 조 단위 설비투자를 견디다 못한 중소업체의 탈락으로 빠르게 과점화됐다. 'D램 삼총사' 시장 점유율은 2007년 60% 수준에서 최근에는 90%까지 올라왔다.
휴대폰은 정반대 상황이다.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휴대폰 업체 기술력이 삼성과 애플을 위협할 정도로 따라왔다. 반도체와 달리 스마트폰 시장은 경쟁자가 많아지고, 가격은 떨어지는 게 대세가 됐다.
과점화의 중요성은 조선주와 해운주에 대한 중장기 전망에서도 엿볼 수 있다. 조선주의 경우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이 세계 1~3등 조선소로 축적된 경험과 높은 기술력으로 해양 플랜트와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 10년간 '중국 화물은 중국이 만든 선박으로 수송한다'는 국수국조(國需國造)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결국 따라오지 못했다.
반면 해운 시장에서는 세계 1~3위인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스위스 MSC, 프랑스 CMA-CGM이 'P3 네트워크' 동맹을 결성해 과점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순위가 뒤처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재무적으로는 턴어라운드해도 장기적으로 예전 같은 이익을 낼지 물음표다.
과점을 상징하는 '넘버3' 안에 들어가는 것도, 또 머무는 것도 만만치 않다. 끊임없는 혁신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혁신은 크
과점과 혁신, 장기투자 종목을 고를 때 염두에 둬야 할 두 가지 키워드다.
[증권부 = 조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