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21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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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 고위 임원들이 무더기로 회사를 떠났다. 업계에선 이번 인사를 놓고 최근 시장점유율이 급락한 한기평이 수 년간 유지해 온 강경기조를 포기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윤우영 신용평가 총괄전무, 김희창 기업본부장, 박종희 BD본부장 등 한기평에서 중책을 맡고 있던 임원들이 모두 퇴사했다. 윤 전무와 김 본부장은 보직 해임 조치돼 향후 1년간 고문으로 일한 뒤 퇴직절차를 밟을 예정이며, 박종희 BD본부장은 계열사(KR플러스) 대표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사실상 한기평의 평가와 마케팅 업무를 도맡아 온 윤전무의 빈 자리는 최강수 전 경영관리 총괄전무가 채우게 됐다. 남은 두 공석은 마재열 전 평가기준실장(기업본부장)과 최경식 전 SF2실장(BD본부장)가 맡는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그간 한기평의 시장 점유율 하락에 따른 일종의 문책성 인사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신평사의 한 관계자는 "그간 한기평이 '등급 품질'을 강조하며 강경 기조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기업들 반발이 거셌다"며 "이같은 전략을 주도해 온 윤전무와 중역들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기평은 평가 품질을 높인다는 명분 아래 선제적 등급조정을 실시하면서 시장 점유율ㆍ수익 측면에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한기평에게 신용평가를 받은 기업수는 223곳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2% 급감했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과 비슷한 의미인 커버리지 비율(신용평가 건 당 점유율) 역시 6% 가까이 감소했다.
한기평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번 인사는 오히려 지금까지 회사가 추구해온 전략을 더 원활히 실행하기 위한 인사"라며 "문책성 인사는 아니며 회사가 더 발전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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