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해외 주식예탁증서(DR)가 국내 주식으로 전환(DR 해지)된 물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36.5% 늘어났다.
DR이란 해외투자자가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에서 국내 주식을 자국의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DR 해지 물량은 모두 8862만주로 2012년 6490만주에 비해 36.5%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반면 국내 주식이 해외 DR로 전환된 물량은 2070만주로 2012년보다 20.5% 감소했다.
예탁원은 DR 해지가 증가한 데에 대해 "투자자들이 유동성이 큰 국내 시장으로 돌아오고, 신규 DR 발행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일반적으로 해외 DR이 발행된 직후에는 투자자들이 DR을 국내주식으로 바꾸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주식의 해외 DR 전환 감소 요인으로는 해외투자자의 한국물 DR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신규 발행된 DR은 3건으로 영원무역(1억1375만달러), 코라오홀딩스(1억5004만달러), 두산인프라코어(4억달러)였다.
2011년에는 1건, 2012년에는 한 건도 없었던 점을 감안해 보면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예탁원은 지난해 DR발행이 예년보다 증가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침체됐던 국제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해외투자자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분기별로는 해외DR의 국내주식 전환과 국내주식의 해외DR 전환 모두 1, 4분기에 활발했다.
특히 4분기에 이뤄진 해외 DR의 국내주식 전환이 2893만2000주(32.7%)로 가장 많았다. 이는 신규 DR 발행 중 2건이 4분기에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
지난해 말 국내 주식 가격 기준으로 해외 DR의 상위 8개사는 삼성전자, POSCO, SK텔레콤, KT, KB금융지주, 한국전력공사, 현대자동차, 신한금융지주 순이었다.
이 중 포스코, SK텔레콤, 케이티 등의 DR은 국내 시가총액 대비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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