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옥션에 따르면 새해 입찰된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은 48.4%로 집계됐다. ‘낙찰률’은 경매가 진행된 물건 수 중 낙찰된 물건의 비율을 말하며, 거래량을 판단하는 지표로, 경매시장에 나오는 아파트 물건 2건 중 1건은 주인을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 [출처 지지옥션] |
거래가 많이 이뤄지면서 낙찰가율도 치솟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낙찰가율은 82.5%로 지난 2011년 4월 83.1%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1월 74.1%와 비교하면 8.4%p더 높다. 장기간 고전하며 70%대로 무너진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27개월 만인 작년 10월 80%대로 회복한 뒤, 11월과 12월 그리고 현재까지 연속 4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매 열기가 이처럼 꾸준히 고온을 유지하는 이유가 ‘전세가 고공행진’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경매로 나온 아파트는 시장이 한창 어려울 때 감정됐던 터라 시세보다 낮아 한두번 유찰되면 최저가와 전세금이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저렴하고. 이에 메리트를 느낀 실수요자들은 법원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부동산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자 한동안 사라졌던 투자수요도 경매시장에 가세하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함께 매수층을 이뤄 매수세가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 6일 새해 첫 열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경매에서는 아파트 29건 중 20건이 낙찰돼 낙찰률이 69%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수원지방법원에서 감정가 1억7500만원에서 한차례 떨어져 최저입찰가 1억2250만원에 입찰에 부쳐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신명아파트(전용60㎡)는 25명이 응찰해 1억7719만원(감정가의 101.3%)에 낙찰됐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리면서 감정가를 넘겨 낙찰된 것은 전세가가 1억6000만~1억8000만원으로 전세가가 감정가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인천중앙지방법원에서 입찰에 부쳐진 인천 계양구 작전동 도두리마을 동남아파트 전용 59.5㎡ 전세는 1억3000만~1억5000만원 선. 감정가 1억7100만원에서 1회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1억197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세가보다 최저가가 훨씬 저렴한 수준이라 35명이나 몰렸고, 13일 감정가의 99.6%인 1억7029만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지금의 경매시장은 저렴한 경매물건을 선점하려는 매수자들로 관심이 고조되면서 나타나는 회복기의 전형적인 현상”이라며 “지금 경매되는 것들은 시세가 바닥일 때 감정된 것들이 많고, 적체된 물건까지 빨리 소진되고 있어 입찰타이밍이나 가격 산정 시 좀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낙찰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