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경. <매경 DB> |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1000가구 이상 대단지 10곳 가운데 5곳은 강남구 개포동과 송파구 잠실ㆍ가락동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경기 침체 속에서 강남3구는 집값 상승률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다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강남 재건축의 귀환은 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취득세ㆍ양도세 감면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거래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치동 '래미안대치청실'과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등 재건축을 끝낸 단지들이 일반분양에서 청약 대박을 터뜨린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작년 말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 매매가는 작년 말 10억7000만원으로 1년 새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사업시행 인가를 앞둔 개포주공3단지 전용 42㎡형은 작년 말 매매가가 7억2000만원 선으로 집값 상승률 17.1%를 기록했다.
전세금이 고공행진하면서 집값이 뛴 단지도 나타났다. 특히 강남과 여의도 등 강남권 진입이 쉬운 성동구와 강서구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59㎡는 지난 1년간 20%나 뛰었다. 옥수동 B공인 관계자는 "다리(동호대교)만 건너면 압구정 등 강남으로 진입할 수 있는 '준강남' 입지에 새 아파트여서 직장인 수요가 많다"며 "2012년 말 입주 때 2억8000만~3억원 선이던 전세금이 현재 4억~4억2000만원까지 치솟자 세입자들이 매매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가양동 가양2단지성지아파트 전용 49㎡도 매매가는 2억1000만~2억4000만원인데 전세금이 1억8000만~2억원에 육박해 차이가 거의 없다. 가양동 S공인 관계자는 "지하철9호선(양천향교역)이 뚫리면서 강남과 여의도로 출근하는 전세난민들이 몰렸다"고
집값 상승률 상위권 10곳 중 대부분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인 점도 특징이다. 대형 아파트는 값이 많이 내렸지만 실수요자에게는 고가로 여겨지고 투자자에게는 투자성이 떨어져 '찬밥' 신세다.
김은진 부동산114연구원은 "주택 경기 침체기에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였지만 올해 투자자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