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실적은 2만5863건, 2조5864억원에 달했다. 지난 한 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총액이 8조641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중 30% 정도가 한 달 사이에 소진됐다.
지난달 9일부터 접수가 시작된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대상의 공유형 모기지 대출 본사업도 총 2011건이 접수됐다. 공유형 모기지의 평균 대출액이 1억30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약 2600억원의 대출 신청이 접수됐다.
지난달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이 대거 주택 구입에 나선 것은 4ㆍ1부동산 대책 세제 혜택이 지난해 말 끝나면서 수요자들이 막판에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까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취득세 면제와 양도소득세를 5년간 면제해주는 혜택이 주어졌다.
게다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는 상황에서 전세금 급등과 금리 상승을 피하려는 젊은 세대들의 내 집 마련 심리도 한몫했다.
8ㆍ28 대책 이후 이어진 전세 수요의 매매수요 전환과 취득세 영구 인하 등으로 아파트 시세도 완만하게나마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올라 1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작년 초 이래 18주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들의 내 집 마련 수요가 올해도 계속될지 주목된다.
영국의 경우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에게 금리, 대출 조건 등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영국판 공유형 모기지제도인 헬프투바이(Help To Buy) 등을 도입하면서 주택시장 버블 논란이 일 정도로 부동산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26만5000명이 정부 지원을 받아 생애 처음으로 집을 구입했다. 2012년보다 22% 급증한 수치다. 영국 집값은 지난해 8.4% 상승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4일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이 늘어나면서 영국 주택시장 회복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올해에도 생애 최초로 주택 구입에 나서는 사람들이 영국 주택시장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이 집을 살 경우 전세난 완화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주택시장 침체기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혜택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에 대한 취득세 면제 등 혜택은 일단 끝났지만 공유형 모기지와 통합정책 모기지 등 저금리 상품이 나오고 있어 앞으로도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정부도 공유형 모기지 지원 2조원을 포함해 올해 약 11조원의 주택구입 기금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장우철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을 위한 공유형 모기지뿐 아니라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통합정책 모기지 등 올해 11조원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이들에 대한 지원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우 기자 / 우제윤 기자]